국내 해양심층수 산업에 대한 고찰: 법제도 개선과 시장 변화를 중심으로
초록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해양심층수 산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 현재 15년의 산업 역사를 맞고 있다. 그간 해양심층수 산업은 양적인 측면에서 일면의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는 매출액의 증가, 기업의 수 증가, 기업의 지역적 분포, 제품 수의 증가 등의 직관적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재 해양심층수 산업은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 성장의 성과는 그간 시장 확대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과 기술 개발 지원, 그리고 산업계의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단행된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과 국가의 R&D 추진을 통한 산업기술 지원은 해양심층수 산업 영역의 확대와 수요자 중심의 산업 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와 양호한 결과의 이면에는 그 한계와 도전의 요소도 존재한다. 우선, 산업 초창기부터 먹는물 제조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규 기업의 진입이 미미한 산업생태계 측면의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먹는물관리법」, 「식품공전」1), 「소금산업진흥법」 등으로 얽힌 관리체계의 역학 구도는 기업의 새로운 시장개척과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있어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은 제4차 해양심층수 기본계획이 수립되는 해로, 국내 해양심층수 산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진단,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인 정책 방향을 재설정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1, 2, 3차 산업에 걸친 해양심층수의 활용을 고려하고, 편중된 산업구조의 개선과 신규시장에 대한 진출과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방향과 세부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본 논문은 국내 해양심층수 산업에 대한 고찰과 함께 향후 해양심층수 활용의 다각화와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확보에 전제되어야 할 정책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Abstract
Korea began its deep sea water industry in earnest in 2008, and as of 2023, it has reached 15 years of industrial history. So far, the deep sea water industry has achieved significant growth in quantitative terms. This situation is reflected in intuitive indicators such as increase in sales, number of companies, regional distribution of companies, and increase in number of products. In particular, the current growth stage of the deep sea water industry is diagnosed as having settled into the growth stage. This achievement of industrial growth can be seen as the result of various national policies and technical support promoted to expand the market and industrial revitalization, as well as the efforts of the industry. In particular, the revision of the 「Deep sea water Development and Management Act」 and support for technology development through R&D implemented after 2008 are evaluated to have played a significant role in expanding the scope of the deep sea water industry and creating a consumer-centered industrial environment. However, behind these positive results and evaluations, there are also limitations and challenges. First of all, the industrial structure centered on the production of drinking water has continued since the early days of the industry, and the entry of new companies is minimal, which is a limitation of the deep sea water industrial ecosystem. Another is the dynamic structure of the management system intertwined with the 「Drinking Water Management Act」, 「Korea Food Code」, and 「Salt Industry Promotion Act」. This appears to be acting as a structural limitation in the company's ability to pioneer new markets and produce high value-added products. 2023 is the year in which the 4th deep sea water basic plan is established, and it is important to objectively evaluate and diagnose the domestic deep sea water industry and set a future-oriented policy direction by considering the changing environment. In particular, policy directions and detailed strategies will be needed to consider the use of deep sea water across primary, secondary, and tertiary industries should be considered. also policy directions and detailed strategies are needed to improve the concentrated industrial structure, advance the deep sea water industry into new markets, and encourage new companies to enter the deep sea water market. This paper examines the domestic deep sea water industry and presents policy directions that must be prerequisite for diversifying the use of deep sea water and securing the competitiveness of the industrial ecosystem in the future.
Keywords:
Deep Sea Water, Development, Utilization of deep sea water, Industry, Industrial structure, Policy direction키워드:
해양심층수, 개발, 해양심층수 활용, 산업, 산업구조, 정책방향1. 서 론
해양심층수(deep sea water, 이하 심층수)는 ‘연간 저온성을 가지는 200미터 이하의 태양광이 닿지 않는 물’로 정의되며2), 풍부한 영양염류, 표층수에 비해 높은 미네랄 함량 등에서 개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심층수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 입지를 갖춘 몇몇 국가들은 심층수의 산업적 이용을 추진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초반부터 심층수 개발 여건과 가능성을 타진하고 2008년부터 개발을 본격화했다. 예컨대, 심층수 개발 국가 중 유일하게 심층수 개발에 관한 법률인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심층수법」)을 제정하고, 심층수 자원 개발과 산업정책 추진을 위한 일련의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간 국내의 심층수 개발양상과 관련 산업은 크고 작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왔다. 이와 함께 국가는 심층수 개발과 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국내 심층수 산업은 초창기 대비 일정 폭의 성장을 이루어 산업의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또한 개발 초기에 비해 심층수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져 산업과 시장에 양호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먹는물 제조에 편중된 구조적 현상과 자원 활용적 측면에서는 활용 분야가 2차 산업에 집중되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해양심층수법」 제 4조에서는 5년마다 국가의 심층수에 대한 개발과 관리 방향을 담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2023년은 제3차 해양심층수 기본계획의 종료와 함께 향후 5개년의 계획인 제4차 해양심층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해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내 심층수 산업 현황에 대한 고찰을 통해 새로운 정책의 이정표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 심층수 산업개발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심층수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의 산업에 대한 고찰은 심층수 산업개발 이후에서 현재까지의 산업 현황과 함께 산업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추진된 국가의 정책과 기술개발 측면 등으로-살펴보기로 한다. 또한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심층수 개발국가의 최근의 산업추진 방향을 분석한다. 아울러 고찰과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심층수 개발 및 정책추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2. 해양심층수 자원의 개발과 이용
2.1 국내 해양심층수 자원의 개발과 이용 여건
심층수의 법적 정의는 수심 200미터 이하의 해수이다. 연간 4℃를 유지하는 표층수에 비해 미네랄 함량이 많고, 200미터 이하의 수온약층에서 대장균 및 일반세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태양광이 미치지 않아 부유식물의 광합성이 불가능해 청정한 물의 속성을 지닌다(Tom Garrison[2004]).3) 이러한 심층수의 고유한 속성은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 또는 자원 활용의 핵심 요소가 된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19]).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대만 등과 함께 심층수 자원을 개발 및 이용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2008년부터 본격화된 심층수의 개발은 주로 먹는물 제조, 소금, 식품 및 음료 등의 분야에서 산업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규모의 심층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산, 농업 등의 1차 산업과 냉·난방 등 에너지로서의 자원적 활용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다(Ju[2013]).
2023년 현재, 국내의 심층수 취수해역은 총 9개가 지정되어 있으며, 강원도와 경북도에 분포하고 있다(Table 1참조). 심층수 취수해역에 대해서는 수질 및 면허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 해역에서의 취수 수요의 변동 등을 반영하여 1일 최대 취수량을 정하고 있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3]).
2.2 국내 해양심층수 산업 현황
국내 심층수 산업은 일정한 성장을 이루어 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우선 심층수 산업계의 매출에서 2008년 대비 양적인 성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난다. Fig. 1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의 심층수 업계의 직접 매출액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본 그래프에서 보듯이 2008년 50억 원 내외이던 업계의 매출은 2022년 현재 500억을 상회 하여 산업의 일정한 성장을 보여준다. 특히 매출 규모에 있어 2021년을 기해 기존 매출액 대비 두 배의 매출이 형성 되었다. 이는 전년 대비 비약적인 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매출 성장은 심층수 기업들의 균형적인 성장에 의한 현상이라기 보다는 2021년부터 새롭게 진입한 한 개 신규 기업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3]).4)
Fig. 1은 심층수 매출의 구성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원수 및 처리수, 기타 제품의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나 매출 중 먹는물의 비중이 70~80%를 웃도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경향은 산업 초기인 2008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심층수 산업이 먹는물 제조와 판매에 편중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먹는물 판매 위주의 매출구조를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현재까지 심층수의 제품 수는 꾸준히 증가하였다. 해양수산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먹는물을 포함한 심층수 활용 제품의 수는 2014년 69개 종이던 것이 2018년 117개 종, 2023년 167개 종으로 증가하였다. 이들 제품 중 심층수를 취수 및 개발하는 업체의 먹는물 등 주요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심층수를 소량 첨가 또는 코팅하는 형태의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관련 제품에 대한 활용과 이에 따른 제품 수의 증가는 심층수의 산업적 활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3]).
심층수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지역적 분포 양상 또한 2019년에 비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2023년 현재 심층수 관련 제품생산 기업은 총 71개로 이들은 종전에 비해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5) Fig. 2에서 보듯이 2019년의 경우, 심층수 관련 제품 생산 기업은 대부분 강원도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심층수 취수해역이 모두 강원도와 경북도에 분포하며 특히 강원도 지역은 심층수 산업을 특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23년은 서울, 경기, 충청, 전라도 등 심층수의 취수해역 보유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도 비교적 골고루 분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심층수 관련 기업 분포의 변화는 심층수 산업의 전국적 확산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시에 양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3 국내 해양심층수 산업의 성장 단계
산업의 생애 단계를 진단하는 산업 라이프 사이클(Industry Life Cycle)6)의 특징적 지표를 적용한 심층수 산업의 단계는 성장기로 진입한 것으로 진단된다. Fig. 3은 국내 심층수 산업을 시간에 따른 매출 규모 등을 기준으로 하여 진단한 결과이다. 그림의 2008년부터 2022년까지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부터 비교적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산업 라이프 사이클에서 나타나는 성장기의 시장 및 매출 변화의 특징이다. 산업의 단계를 특정하는 지표가 매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나 시간에 따른 매출 양상은 산업의 성장단계 진단의 핵심 지표로 간주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심층수 산업은 성장기에 진입한 상태로 진단된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단계적 발전을 이룬 것이다. 예컨대, 2019년 국내 심층수 산업은 도입기에서 성장기로의 과도기의 상태로 진단되었고, 산업 초창기와 비교해 소폭의 매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였다.7)
한편, 위 Fig. 3의 오른쪽 표는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산업 라이프 사이클 진단의 단계별 특징적 요소를 나타내고 있다. 표에서 보듯이 산업단계를 진단하는 데에는 매출을 제외하고도 다수의 특징적 지표가 존재하는데, 국내 심층수 산업은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되나 시장의 규모, 가격, 유통망 등의 지표에서는 일부 산업의 성장기 특성 요소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2022년 심층수 산업의 직접 매출은 500억 규모로 집계되는데, 이러한 매출 규모는 소규모에 해당 된다. 특히 심층수 산업 매출의 70% 이상이 먹는물임을 감안하여 동종 산업인 생수 시장이 2022년 2조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작다(The Chosunilbo[2022]). 제시된 매출의 규모는 주요 심층수 개발업체 및 일부 심층수 활용업체8)의 직접 매출만을 가리키는 것이다. 즉, 먹는 심층수, 소금 등을 제외하고 심층수 첨가 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환산하여 추정하는 간접 시장의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심층수 매출 규모는 소규모로 볼 수 있다. 또한 산업의 성장기에 나타나는 전형 중 유통망의 양상에서도 현재 심층수 산업에서의 판매 유통망은 동종 업계 제품의 그것에 비해 다소 한정적이다. 즉 백화점, 대형슈퍼, 편의점, 기타 온라인 몰 등에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지는 않다. 가격 또한 물, 소금, 화장품 등 심층수 활용 제품이 동종 제품에 비해 높게 형성되어 있다.9) 즉, 산업 라이프 사이클 상의 성장기의 특성 요소 중 ‘가격의 하락’의 지표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2.4 주요 개발국가의 해양심층수 이용과 개발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일본, 대만 등도 심층수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최근 개발 동향을 보면, 산업 및 시장, 그리고 활용양상의 측면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1970년대 하와이 주(州)의 하와이 자연에너지 연구소 NELHA10)에서 심층수 개발을 시작한 미국은 표층수와 심층수의 온도 차를 활용한 에너지 발전과 수산양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Zhang et al.[2021]; Hawaii Ocean Science & Technology Park[2023]).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는 먹는 심층수의 생산, 의약품과의 연계 등 비교적 다양한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 심층수의 저온성과 부영양성의 특성을 활용한 고가(高價)의 수산물 양식과 식이 보충제의 원료생산을 위한 조류 배양 등으로 활용 범위를 좁히는 양상이다. 이들 형태는 대부분 표층수와 저온의 심층수를 혼합함으로써 대상 어종의 생장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즉, 영양염이 풍부한 저온의 심층수를 활용하여 생물이 생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고가 어종의 종묘를 생산하여 일본 등지로 수출을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Hawaii Ocean Science & Technology Park[2023]). 미국은 하와이 주(州)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의 심층수 활용은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나 해수 또는 염호수 등에서 미네랄 등 유용성분을 추출하여 산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Atlantic Research & Consulting[2013]). 이 밖에도 미국은 조성된 단지(NELHA) 내 수산양식, 온도차 발전 등의 사업 컨텐츠를 해양과학 체험 프로그램 등과 연계하여 체험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11)
일본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심층수 개발 국가 중 에너지, 농업, 수산양식 등에 대한 공적(公的) 자원으로의 활용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심층수 개발 구조가 공영(公營)개발 모델을 기반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은 심층수를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컨텐츠로 규정하고 미래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예컨대, 심층수를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제시된‘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에 맞추어, 깨끗한 물과 위생, 육상 생태계 보호의 환경 이슈와 함께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지역사회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성장 실현에 필요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Deep Ocean Water Applications Society[2023]; TBS NEWS DIG JP[2023]). 이러한 예는 2023년에 발표된 일본의 제4차 해양기본계획12)에도 잘 드러난다. 즉 본 계획에서는 심층수를 활용한 온도차 발전(發電)과 이를 통한 지역의 일자리 창출의 매개로 지정하고 있다.
일본 심층수 개발 동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른바, ‘다단(多段)’ 활용의 개발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온도차 발전 등에 사용된 심층수를 농수산 및 제조 등의 1, 2차 산업에 재활용하고, 이를 다시 관광 등의 3차 산업에 활용하는 일종의 순환 활용의 모델이다. 이러한 다단 활용 모델은 일본이 심층수 개발 초기부터 주창하던 것으로, 15개 심층수 취수해역 중 오키나와현 구메지마의 모델이 가장 대표적이다(Koji OTSUKA[2021]). 이 밖에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심층수의 컨텐츠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테라소테라피 시설 운영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주요 심층수 개발국가 중 비교적 늦게 개발을 시작한 국가로, 산업 출발 시기에 비해 다양한 제품과 광범위한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심층수의 미네랄 성분을 농축한 농축수 공급망확대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제품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Ju[2016]; Stone & Resource industry R&D Center[2023]).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몇 년간 대만의 심층수 활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수는 2015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2015년 48개이던 기업의 수가 2023년 현재 81개로 파악되고 있다.13) 이들 기업의 지역적 분포 또한 수도인 타이베이에서 동남부 지역인 타이동(台東)에 이르기까지 균형 있게 분포되어 있다. 제품의 수도 개발 초창기인 2007년 300여 종에서 현재는 1,000여 종으로 파악된다(Eastern Deep Sea Water Innovation & Research Center[2023]).14) 대만은 초기에는 양식, 제염, 먹는물 제조에 중점을 두다가 최근에는 음료, 화장품, 수산양식, 테라소테라피, 심층수 컨텐츠 체험관광 등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인다(Taiwan Ministry of Economic Affairs[2012]; Taiwan Fertiliaer co., Ltd[2023]). 이와 함께 고가(高價)의 수산물 양식에 대한 활용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컨대, 2022년을 기해 타이동과 화롄의 심층수 개발지역에 대규모 양식장이 조성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제품 제조를 주로 하던 개발사들이 새롭게 양식시설을 갖추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다. 이들은 주로 흰새우, 철갑상어, 감태 등을 증·양식하여 성어나 치어를 국내외로 유통하고 있다(Stone & Resource industry R&D Center[2013]).15)
이상에서 보듯이 주요 심층수 개발국가의 최근 동향에서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심층수를 고부가가치 원료 생산의 중간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심층수의 저온성, 부영양성 등의 특성을 활용하여 고부가 어류를 증·양식 하거나, 기능성 원료를 배양하여 부가가치를 배가시킨다는 것이다. 둘째, 이들은 공통적으로 심층수 관련 컨텐츠를 관광상품 등과 결합하여 체험관광 형태로 활용하거나 치유와 연관된 테라소테라피 개발과 운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최초 취수 후 농업 및 양식업, 제조업, 온도차 발전 등에 순차적으로 재활용하는 ‘다원적 활용’과 제품의 다양화, 그리고 활용의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최근 몇 년간 심층수 개발에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개발 방향과 형태는 국내 심층수의 개발과 산업구조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즉, 먹는 심층수 제조 및 판매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국내의 심층수 개발 현황과는 비교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먹는 심층수, 소금과 일부 활용 제품을 제외하고는 1, 3차 산업은 물론 자원적 측면에서의 활용이 극히 미미한 실정인 바, 심층수의 다양한 형태의 활용과 균형 있는 산업구조 형성을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able 2는 국외 심층수 개발국가의 최근 개발 방향과 시사점을 나타낸다.
3. 국내 해양심층수 산업 변화와 성과
3.1 「해양심층수법」의 개정과 산업 환경 개선
「해양심층수법」은 2008년 제정 당시 산업 발전에 대한 장려와 함께 개발 과열에 대한 우려에 따른 자원과 환경 보전에 대한 책무를 전제에 두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법은 산업 활성화와 함께 예방 차원에서 자원과 산업에 대한 합리적 관리에도 상당한 무게를 두었다. 이러한 예는 동 법 제1조의 법의 제정목적과 취지에서도 잘 나타난다. 즉, ‘해양심층수의 보전과 관리, 친환경적 개발과 이용을 촉진함과 동시에 관련 산업을 육성 및 발전’을 제정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16) 같은 맥락에서 동법 제8조에서는 ‘심층수 개발이 해양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개발을 제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Minstry of Goverment Legislation [2023]).
이러한 배경에서 초창기의 「해양심층수법」은 관리와 제한의 측면이 강조되어 산업 영역의 확장과 활성화에 대한 지원의 근거로서는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국가는 심층수 산업 활성화를 위해 법제도 개선을 통한 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여 왔다. 이는 2009년을 필두로 시행된 동법의 개정 연혁에서 잘 드러난다. 즉 2009년 이후 법률 7차례, 시행령 10차례, 시행규칙 10차례 등 총 27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졌는데, 이들 개정은 산업계(사업자)의 수요와 현실을 반영하고 시장의 확대와 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난다.
Table 3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의 「해양심층수법」의 개정 연혁과 의미를 분석한 것이다. 표에서 보듯이 2023년 현재까지의 동법의 개정은 크게 네 가지의 측면에서 이루진 것으로 해석된다.
첫째, 신규시장의 확대 및 산업 촉진을 위한 산업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2016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먹는 심층수 제조공장에서도 탄산수를 제조할 수 있게끔 허용한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먹는물 관리법」에서 먹는 샘물 제조공장에서의 탄산수 허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동종 업계에서의 형평성을 고려해 취해진 조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탄산수 제조 시장으로 심층수를 진입시키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었다. 이어 2017년에 이루어진 심층수 처리수 제조업 등의 신설을 위한 법 개정도 심층수의 신규 시장 확대를 위한 법제도 인프라 조성의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둘째, 심층수 산업에서의 사업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개정이다. 여기에는 각종 부담금 및 과징금 부과의 완화, 수질검사 횟수 완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2014년과 2021년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자의 부담금 납부로 인한 재정 부담을 완화하였다. 즉 심층수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심층수 이용부담금의 요율을 완화하고 이어 부담금에 대한 한시적 면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 밖에도 사업자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및 기타 절차상의 실효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개정과 「먹는물관리법」과의 형평성 유지를 위한 관련 개정이 있었다.
이러한 「해양심층수법」의 개정 작업은 국내 심층수 개발과 산업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2016년 7월 심층수 산업의 발전 촉진과 신규시장 확대 수요를 반영하여 먹는해양심층수제조공장에의 탄산수 제조를 허용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었다. 먹는해양심층수 공장에서의 탄산수 제조 허용은 심층수 산업의 새로운 시장진출을 통한 산업 발전과 먹는샘물과의 형평성 유지17) 측면에서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이와 함께 2017년 3월에 「해양심층수법」에 ‘해양심층수 처리수의 제조업’이 신설되면서 심층수 활용 관련 업종이 보다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18) 즉, 기존의 먹는해양심층수 제조 및 판매 위주로 재편된 산업의 구조를 개선하고 개발과 활용 형태를 다각화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처리수라는 신규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해양심층수처리수 제조업과 수입업을 신설하고 이듬해인 2018년에 연이어 시설기준 등을 개정한 것이다. 종전에 심층수 산업은 원수의 직접 활용 또는 탈염 과정을 거쳐 먹는해양심층수를 제조하거나, 탈염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소금 제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심층수의 처리수의 제조와 판매 등이 허용되면서 농축수, 미네랄 농축수, 미네랄 탈염수, 함수, 미네랄 추출물 등 다양한 변형된 형태의 유용물질을 제조하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원수를 제공받아 처리수를 제조, 기타 제품을 생산하거나 처리수를 직접 판매하는 등의 심층수 이용업도 활기를 띄게 되었다.
3.2 기술개발 지원과 시장 확대 환경 조성
산업의 발전과 시장 확대는 궁극적으로 산업 발전의 주체인 기업의 자생력과 역량이 전제가 되어야 실현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심층수 산업계의 경우, 중견 이하 규모의 기업들이 대부분이고, 심층수 개발 초기 취수관 설치 등에 투입된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편이어서 기업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예컨대, 기업들의 초기 투자 비용은 평균 200억 수준으로, 소규모 급의 기업이 시장 초기의 환경에서 빠른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기업의 현실은 Fig. 1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즉, 2008년부터 8년간 심층수 산업계의 직접 매출액은 최대가 100억을 약간 상회 하는 수준이며, 투자 시설 비용을 제외하고도 기타 운영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산업의 빠른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 국가 차원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지원은 기업의 기술개발에 대한 재정적 부담 완화는 물론 새로운 산업 발굴 및 시장개척의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심층수 산업 초창기인 2011년부터는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응용 기술 및 기존 기술의 고도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되었다. 예컨대, 심층수 산업의 주요 품목인 먹는해양심층수 생산과 관련한 먹는해양심층수의 미네랄 조정기술, 유해물질 분리 기술 등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술은 심층수 원수(原水)로부터 유해물질을 분리하여 탈염수, 농축수 등을 제조하는 처리수 제조에 응용되었으며, 이는 이후 국내의 심층수 처리수 제조 및 판매 시장 형성에 있어 중요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이와 함께 심층수와 처리수의 기능적 매커니즘 규명을 위한 연구 및 처리수의 식품 이용 안전성 검증 사업 등이 추진되었고, 이는 이후 심층수와 처리수의 식품에 대한 광범위한 활용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즉, 이러한 식품이용 안전성 검증 결과는 제도 개선 사업과 이어져, 그간 6개 품목에만 허용되던 심층수 처리수의 식품 활용이 2015년을 기해 모든 식품의 제조 및 가공에 허용되고 있다.19)
2016년부터는 산업의 다각화를 위해 필요한 고부가가치 응용 기술개발 사업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심층수 미네랄 추출기술과 추출 플랜트 개발을 통해 업계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심층수 추출물에 대한 기능성 식품 원료 등재를 위한 기술개발과 검증사업이 이루어졌으며, 본 연구개발의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에 심층수 미네랄 추출물의 한시적 식품 원료 승인이 이루어졌다.20) 이 또한 미네랄 추출물이라는 심층수 기원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소재에 대한 활용성 제고와 함께 시장 확대의 통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1]).
Fig. 4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된 심층수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기술 개발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2011년부터 추진된 기술개발 사업은 심층수 시장 확대와 산업의 다양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새로운 소재 개발과 사업전략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림의 현황은 심층수 에너지 활용(온도차 발전, 냉난방 활용 등) 개발과 수산양식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제외한 심층수 산업지원 기술개발 사업으로 누계 약 7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난다.
3.3 도전과 한계
전술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심층수 개발과 관련 산업은 양적인 측면에서 일면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그간 산업 성장 지원을 위해 수반되었던 기술개발을 포함한 제도 개선 등의 관련 정책의 추진과 산업계의 노력 등이 유기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심층수 개발환경과 시장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심층수 산업의 활성화와 새로운 시장개척에 필요한 법제도 및 정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된 법제도 개선 작업은 새로운 시장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심층수 산업발전 양상에는 다각화 및 활성화의 측면에서의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산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속되는 먹는물 제조 위주의 편중된 산업구조가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심층수 산업의 직접 매출 중 70~80%가 먹는해양심층수의 매출이다. 이러한 구조는 현재 국내의 심층수 개발 범위와 활용 영역이 한정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즉, 먹는물 제조는 물론 고부가가치 수산양식, 관광산업 등으로 점차 종합적인 활용구조를 보이는 일본 및 대만의 사례와는 달리 국내의 경우 편중구조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규모 있는 신규 기업의 심층수 산업계 진입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국내의 편중된 산업구조 유지의 이슈와 연관성이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재 심층수 관련 기업은 71개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들 중 심층수 산업의 주요 매출을 구성하는 기업은 일부이다. 심층수 산업의 주요 매출을 구성하는 기업은 초창기 심층수 개발면허를 보유한 5개 기업과 개발업자로부터 원수나 처리수를 공급받아 제품을 제조하는 1개 기업, 그리고 소금을 제조하는 소수의 기업이다. 그 밖의 기업은 자사의 특정 제품에 심층수를 일부 첨가하는 등의 형식의 단순활용에 그친다. 또한 제조 품목이나 영업 방식에 있어서도 개발면허 기업 중 1개 사는 먹는물 제조와 함께 원수를 활용하는 축양(畜養) 사업을, 그리고 1개 사는 미네랄 제품생산을 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의 취급 품목과 비즈니스 모델은 초창기부터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3]). 2020년 1개의 신규 기업이 새롭게 산업계에 진입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제외한 일정 규모를 갖춘 주요 심층수 제품 생산 종사 기업은 없다.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마케팅, 유통, 혁신 등의 시장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중견 규모 이상 기업의 시장 진입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산업의 성장과 발전의 핵심 요소인 R&D, 제조역량, 마케팅 역량, 혁신 등을 기반한 시장의 규모화와 다양한 산업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심층수는 고유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산업 활용에 대한 잠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산업 다각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존재하나 국내의 경우, 산업활용의 다각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Table 4는 심층수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 분야의 예를 나타낸 것이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19]). 보는 바와 같이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먹는물, 식품 등에 대한 활용을 제외하고도 농업, 의약,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심층수의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심층수의 활용은 먹는물, 소금, 식품 및 기타 제품으로 대별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활용을 통해 시장의 다각화 및 확대, 규모화를 이루어 낼 필요가 있다.
한편, 심층수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다각화 추진에 있어 산업의 관리체계 측면에서의 현실적 도전도 존재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첫째, 산업의 관리 주체와 법체계가 각각 상이하다는 것이다. 즉, 먹는 심층수는 크게 ‘먹는물’로 분류되어 「먹는물관리법」의 법체계에 편입되어 있다. 또한 최근 많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소금 제품의 경우는 「소금산업 진흥법」과 「식품공전」에서 각각 소금산업과 식품활용에 대한 관리를 받는다. 특히 심층수를 활용하여 만드는 식품이나 기능성 제품은 그 규격이나 함량 기준에 있어 「식품공전」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심층수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신규시장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제도 기반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예컨대, 먹는해양심층수의 프리미엄화를 위한 고경도수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먹는물관리법」에서 정한 경도(硬度)의 상한선과 관련 수질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기준은 해수(海水)가 가지는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경도의 제품 제조가 어려운 실정이다.21) 또한 심층수 미네랄 분말 등 심층수 기원 물질의 광범위한 제품 활용을 위해서는 식품공전에서 규정하는 규격 등을 따라야 하는데, 심층수는 종전에 식품에 통상 사용되던 대상이 아니어서 제약이 존재한다(Ministry of Food and Drug Satety[2023]). 이 밖에도 소금의 경우, 천일염 산업에 초점이 맞추어진 「소금산업진흥법」에서 그 지위와 비중이 모호하다. 예컨대, 「소금산업진흥법」 제 2조의 소금의 정의와 분류에서 심층수 소금에 대한 정확한 분류와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22) 최근 「식품공전」에서는 정제소금으로 분류되던 심층수 소금을 정제소금 항목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고시가 개정되기도 하였으나,23) 「소금산업진흥법」의 경우 그렇지 않다(Ministry of Goverment Legislation[2023]). 이 때문에 심층수 소금의 특성을 반영하여 별도의 정의를 적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Fig. 5는 심층수에 대한 개발 및 산업과 관련한 이슈별 관리 법체계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심층수 자원과 수질에 대한 관리 및 산업의 진흥과 관련한 사항을 제외한 먹는물과 소금의 제조, 심층수의 식품 등에 대한 활용과 제품 개발의 과정에서는 복합적인 관리체계의 역학에 놓이게 된다(Ministry of Goverment Legislation[2023]).
심층수가 가지는 특성과 이에 따른 다양한 산업 활용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심층수 산업의 직접 매출의 약 80%는 먹는물의 수입으로 구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등 공적 활용과 수산, 농업 등의 1차 산업 활용은 미미하며, 고부가가치 활용산업 또한 미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경향은 산업의 다각화 및 고부가가치화 동향을 보이는 국외 사례와 구별되기도 한다.
국내 심층수 산업의 다각화와 고부가가치화의 한계 이면에는 소규모의 시장, 중견 이상 기업의 시장 미진입 등의 산업생태계 측면의 문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심층수 관련 산업에 대한 복잡한 관리체계와 역학구도에도 그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의 경우 법에서 열거한 항목만을 허용하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전에 없던 심층수의 식품 등에 대한 광범위한 활용에는 더욱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또한 심층수 산업 경쟁국인 일본, 미국, 대만이 심층수 활용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경우, 이러한 상황은 향후 글로벌 시장개척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한계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4. 결론 및 시사점
심층수는 청정성, 미네랄성, 저온 안정성, 부영양성 등의 특성을 지닌 수심 200미터 이하의 유용 수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대만 등의 국가는 심층수 자원의 활용과 산업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의 경우, 2008년 「해양심층수법」이 발효되면서 산업이 본격화되었다. 우리나라는 심층수 개발국가 중 유일하게 심층수에 대한 개별법을 보유하고 있어 심층수 자원관리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및 기술 지원도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심층수 산업의 시장 확대와 신규시장 진출에 필요한 법제도 기반 형성을 위해 다양한 측면의 법제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또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 제조 기술이나 산업계의 비용 절감, 현장 수요 기술 등 수요 기반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여 기술을 보급해 왔다. 국내 심층수 산업 및 시장도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루어 왔다. 특히 현재 심층수 산업은 산업의 성장기로 접어든 것으로 진단되며, 2019년 도입기에서 성장기로의 이동과정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시적인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의 양적인 성장과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심층수 산업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심층수의 활용 형태가 먹는물 제조 위주로 형성되어 편중된 산업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출과 중견 이상 기업의 신규 진입 등 심층수 산업생태계의 역동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한계는 결국 심층수 활용과 산업의 다각화, 고부가가치화 및 시장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2023년은 심층수 산업이 시작된 지 15년을 맞는 시점이다. 또한 국가의 심층수 개발 및 산업추진 방향을 재설정하는 제4차 해양심층수 기본계획 수립의 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심층수 산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진단,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인 정책 및 전략 추진에 대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국가의 정책 및 법제도 측면에서의 정책 및 전략 추진에 대한 방향이 설정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도 심층수 산업의 편중된 구조 개선과 다양한 기업의 심층수 시장 진입 유인을 통한 산업의 다각화 및 규모화, 고부가가치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장에서 살펴보았던 심층수 시장과 산업을 제한하는 법제도적 그리고 산업생태계 측면의 한계 및 도전 요소에 대한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먹는해양심층수의 고부가가치화 추진을 추동할 법제도 개선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즉, 먹는해양심층수의 프리미엄화 및 고부가가치화 추진에 있어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먹는물관리법」상의 물의 경도(硬度)와 경도에 따른 증발잔류물 기준 완화를 위한 단기 또는 중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음용수의 경우, 국민의 건강 및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바, 기준 완화에 따른 인체 위해성 여부와 안전에 대한 검증을 위한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다. 둘째, 심층수 산업생태계의 역동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지원시스템 구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새로운 시장개척에 필요한 제품개발에 대한 지원,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수출 컨설팅 시스템 구축 등이다. 특히 현재의 심층수 기업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의 규모로, 연구개발 및 시장개척 역량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심층수 산업의 규모화와 신규 기업 유인을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이는 결국 심층수 활용의 다각화 추진과 활용 다각화에 필요한 정책 및 법제도 기반을 정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다양한 형태의 심층수 소재가 전 제품에 활용이 가능한 양호한 시장환경이 마련되면 역량 있는 기업의 심층수 산업계로의 진입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예컨대, 현재 계류되고 있는 미네랄 추출물의 식품 원료로서의 활용이나 기능성 식품 원료 등재를 추진하는 등 기업에 대한 심층수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가는 심층수의 공적(公的)자원으로서의 역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에너지, 농업, 수산 등에 대한 활용 활성화를 위해 국가 및 지자체의 관련 계획과의 연계 추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제4차 해양심층수 기본계획 수립 연구(PG5364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본문의 내용은 해당 연구사업 결과의 일부임을 밝히며, 연구지원에 감사드립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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