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양 CCS 사업의 HSE 관리 프레임워크 구축 전략
초록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량의 CO2를 감축 시킬 수 있는 해양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실증 및 상용화를 국내에서 준비 중이다. 해양 CCS 사업은 해양내 심부 퇴적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CO2를 수송, 주입, 저장하는 기술로써, 누출 등의 사고 발생 시 인명, 환경, 재산 등에 큰 피해를 야기할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양 CCS 사업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에 걸쳐서 유·가스 생산 해양플랜트에 준하는 엄격한 HSE(Health, Safety and Environment) 관리 방안이 요구된다. 하지만 국내에는 CCS 사업에 적용 가능한 HSE 법 또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도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외 해양플랜트 관련 HSE 관리 방법론, 해양 CCS HSE 관리 가이드라인 및 국외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하여 국내에서 해양 CCS를 추진시 HSE 관리 프레임워크 구축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먼저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위험 관리방법론인 ISO 31000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해양플랜트 HSE 관리체계를 체계적으로 구축· 운영 중인 노르웨이와 영국의 해양 CCS HSE 관리 가이드라인 및 적용 사례를 각각 분석하였다. 이를 토대로 국내에서 해양 CCS 사업 추진시 HSE 관리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해 우선적으로 수행해야할 사항으로 HSE Philosophy의 작성의 필요성을 피력하였고 생애주기 단계에 따른 HSE 관리 프로세스를 제안하였다. 본 논문에서 제안한 HSE 관리 프레임워크를 통해 국내 해양 CCS 실증 사업 추진시 기획 설계 단계부터 HSE 관리를 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사업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Korea is preparing an offshore carbon capture, transport and storage (CCS) demonstration project which is recognized as one of important CO2 reduction technologies to mitigate climate change. The offshore CCS project aims to transport, inject and store large amount of CO2 into offshore geologic formation, and has a potential risk of leakage which might cause disastrous damage to human health, environment and property. Therefore, in order to ensure the safety of the offshore CCS project, a strict HSE (health, safety and environment) management plan and its implementation are required throughout the project life cycle. However, there are no HSE domestic laws or regulations applicable to CCS projects, and the related research is insufficient in Korea. For the derivation of the essential and urgent requirement in HSE management framework applicable to the offshore CCS project in Korea, we analysed the HSE management methodologies and foreign CCS HSE management guidelines and cases. First, this paper has analyzed ISO 31000, a generalized risk management principles. Second, we have investigated the HSE management practices of CCS projects in Norway and UK. Based on the analyses, we suggested the necessity of developing the HSE Philosophy and the HSE management process through the whole life cycle. Application of HSE management in early phase of an offshore CCS project will promote systematic and successful project implementation in a cost-effective and safe way.
Keywords:
HSE(Health, Safety and Environment),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Risk Assessment, Risk Management키워드:
보건·안전·환경,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위험 평가, 위험 관리1. 서 론
최근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야기되어 기후변화와 연계된 여러 환경문제가 대두되자,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기술의 하나로서 화력 발전소 등과 같은 대규모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 수송하여 지하퇴적층에 영구히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CC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까지 지구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oC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2oC 시나리오(2DS) 달성을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2015년 대비 약 60% 감소해야 한다고 제시하였으며, 2050년까지 CCS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13%를 담당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IEA[2015]). 이 수치는 원자력발전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제시되는 8%에 비해 5% 높은 수치이며, 온실가스 감축 단일기술로는 최대이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2010년 국가 CCS 종합 추진계획을 세우고 CCS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Greengrowth[2010]).
CCS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CCS 전공정에서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이다. CCS 프로젝트 수행시 사고로 인한 사람과 환경에의 피해나 재산의 손실 등의 발생은 전체 프로젝트 성공에 치명적인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R&D 개발이나 파일럿 단계의 CCS 프로젝트와는 달리 실증이나 상용화 스케일의 CCS 프로젝트는 대량의 CO2를 다루기 때문에 큰 사고의 위험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고, 대량의 CO2 누출이 일어날 경우 작업자와 주민의 안전 및 환경에 위해를 가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Kang et al.[2015]). 퇴적층에 저장된 CO2의 누출은 경제적, 외교적 부문에서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CO2 누출시 정확한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이 어려워져서 배출권 인정 부분에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교토메커니즘에 따른 CCS 사업을 통한 배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나 공동이행제(JI, Joint Implementation)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누출이 일어나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Noh et al.[2012]).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획득한 배출권만이 배출권 거래제도 하에서 거래가 허용된다. 또한 CO2 누출로 인해 CO2가 국경을 넘어서까지 확산하게 되면 외교적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육상플랜트와는 달리 사고 발생 시 대응이 매우 어렵고 인명, 환경 및 자산에 미치는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생애주기에 걸친 철저한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HSE 관리 방안의 수행과 점검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HSE 관리의 기본 목적은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여 근로자, 환경, 자산 또는 기업의 명성 등에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플랜트 안전 운영의 보장하는 것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 정도를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준(ALARP: As Low As Reasonably Practicable)으로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UK H.S.E.[2016b]). 해양플랜트 사업과 같이 투입되는 예산이 크고, 기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HSE를 고려해야, 사업 후기에 HSE 고려에 따른 사후 개조로 인하여 예상치 않은 비용 발생과 공기 지연과 같은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해양플랜트에서의 HSE 관리 개념은 1988년 7월 북해 해상유전 생산시설에서 많은 사망자와 재산/환경에 큰 피해를 입힌 '파이퍼알파(Piper Alpha)호' 폭발사고를 계기로 영국에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Kim and Han [2009]). 영국과 노르웨이 같은 해양플랜트 선진국들은 HSE 관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해양플랜트 사업 초기 단계부터 HSE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각 정부 담당 부처와 협의한 후 운영하기 전 승인(Acceptance)을 받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CCS 실증사업을 이행할 경우 누출 우려로 인한 주민들의 반대 가능성 등의 이유로 육상 퇴적층보다 해양 퇴적층을 대량 CO2 저장소로 선정할 것이 유력하다. 해양 CCS 사업은 해양퇴적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CO2를 수송, 주입, 저장하는 새로운 해양플랜트 분야로 유·가스 생산 해양플랜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고발생시 대규모 인명 및 환경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해양 CCS 실증 및 상용화 프로젝트 수행시 유·가스 생산 해양플랜트에 준하는 엄격한 HSE(Health, Safety and Environment) 관리방안을 CO2 수송·주입·저장의 일련의 과정에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해양플랜트 HSE 관련 국내법이나 규정은 미비한 실정으로 엄격한 HSE 관리방안 없이 해양 CCS 실증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해양 CCS를 관리하는 국내 책임기관에서는 해당 법이 없더라도 CCS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HSE 관리방안의 적용을 요구해야 하다. 따라서 해양 CCS 실증사업 추진 이전에 HSE 관리방안은 설립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선행 연구는 필수적이다.
본 논문에서는 해양 플랜트 및 해양 CCS HSE 관리 방안에서 기본 원칙으로 활용되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 제안한 위험관리(risk management) 국제표준인 ISO 31000 및 ISO 17776을 우선 분석하고 HSE 관리에의 적용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체계적인 해양플랜트 HSE 관리체계를 구축·운영중인 노르웨이와 영국의 해양 CCS 프로젝트 HSE 관리 방안, 적용 사례 등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 내용 등을 바탕으로 국내 해양 CCS 프로젝트의 HSE 관리 프레임워크를 위해 시급히 요청되는 사안들을 제안하였다.
2. ISO 31000 및 ISO 17776 기반 해양플랜트 HSE 관리 방법론
HSE 관리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관리 프로세스의 위험관리에 범용(汎用)적으로 적용되는 위험관리 표준 ISO 31000을(ISO[2009]) 먼저 분석하였다. Fig. 1는 ISO 31000에서 제공하는 위험 관리의 개요로 크게 I. 위험 관리의 원칙, II. 프레임워크, III. 프로세스로 나뉘어진다. I. 위험 관리의 원칙은 전체 위험 관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정의하는 부분으로 목표 설정, 조직 상황을 고려된 위험 관리 전략의 수립 등을 포함한다. II. 위험 관리 수행을 위한 프레임워크에서는 먼저 I. 위험관리의 원칙하에 II(1) 위임과 책무를 설정 후, II(2) 프레임워크의 설계, II(3) 위험관리의 이행, II(4) 관리 이행의 모니터링 및 리뷰, II(5) 프레임워크의 절차들을 순환시켜 프레임워크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이행하는 부분이다, III. 위험관리 프로세스는 III(1) 상황의 설정(Establishing the context)으로 부터 시작한다. 이 과정은 내·외부 상황을 분석하여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무엇인지 파악하는 단계이다. 그 다음은 III(2) 위험 평가(Risk assessment) 과정인데 이 과정은 III(2-1) 위험의 파악(Identification), III(2-2) 위험의 분석(Analysis), III(2-3) 위험의 평가(Evaluation)의 단계를 거친다. III(2) 단계에서 도출된 위험 발생가능성, 결과의 영향, 위험의 우선순위 또는 중요도 등을 고려하여 III(3) 위험 대처(Treatment) 단계에서는 위험을 방지하거나 저감시키는 등의 대처 방안을 도출하고 반영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III(1), (2), (3)의 과정은 III(4) 의사소통 및 컨설팅(Communication and consultation)과 III(5) 모니터링 및 검토(Monitoring and review)를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 I. 위험 관리의 원칙, II. 프레임워크, III. 프로세스 간 연결고리는 Fig. 1에 화살표로 잘 나타내어져 있다.
ISO 31000은 위험관리의 일반적 원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분야별로 별도의 표준을 제정하여 사용한다. 해양 CCS의 경우 ISO 31000에 근거한 별도의 표준이 아직까지는 제정되지 않았으므로, 해양 CCS 추진시 해양 CCS와 가장 유사한 유·가스 해양플랜트의 안전을 목적으로 제정된 ISO 17776(ISO[2000])을 준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SO 17776은 ISO 31000를 바탕으로 제정된 표준으로 유·가스 해양 생산 및 설비에서의 위험 파악 및 평가를 위한 방법 및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ISO 17776에서 제안하는 위험 파악 및 평가 과정은 ISO 31000의 프로세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아래와 같이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진다.
- - 1단계(위험의 파악) : 유체의 물성, 기자재 배치, 운영 및 유지절차, 프로세스 조건 등을 고려하여 위험을 파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선박 충돌, 극한 환경 조건, 헬리콥터 충돌 등과 같은 외부 조건들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 - 2단계(위험의 평가) : 작업자, 시설 및 환경이 견딜 수 있는 조건을 고려하여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이 단계는 통상 초기 사고 파악, 사고 진행 순서, 사고 발생 확률 및 영향 평가 예측 등을 포함한다. 예측된 위험의 수용 여부는 상황별로 별도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 - 3단계(위험의 저감 또는 제거) : 필요시 위험은 제거되거나 감소시켜야 한다. 사고의 확률 또는 피해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의 파악은 이 단계에 포함된다.
ISO 17776은 유·가스 산업에서의 해양 생산 및 설비의 위험관리를 위해 특화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1)지진파 및 탄성파 탐사, 2)시추 및 정 설치, 3)유전 개발, 4)운영, 5)해체 및 처리, 6)물류지원의 해양 생산 6단계별로 위험 파악 및 평가 방법 시 고려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CCS 개념은 유류 생산시 회수율 증진을 위해 1970년대부터 사용된 EOR(Enhanced Oil Recovery) 기법에서 비롯되었으며(IPCC[2005]), 현재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여러 CCS 사업에 있어 저장 방법의 58%가 EOR의 형태를 띠고 있다(GCCSI[2014]). ISO 17776의 6단계 개념을 해양 CCS 사업에 적용시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지진파 및 탄성파 탐사 : CO2 저장지 특성화 및 선정을 위한 지진파 및 탄성파 탐사의 수행, (2) 시추 및 정 설치 : CO2를 지하 800 m에서 3,000 m 사이의 지질층에 주입하기 위한 시추 및 주입정 등의 설치, (3) 유전 개발 : 해양 CCS 사업을 위한 각종 포집·수송·저장 인프라 설치, (4) 운영 : CO2의 주입 및 모니터링, (5) 해체 및 처리 : CO2 주입 완료 이후 정의 폐쇄 및 해체, (6) 물류지원 : 탐사부터 운영·해체까지 필요한 물류 및 자원지원. 이와 같은 6단계에서 알 수 있듯이 해양 CCS 사업은 유·가스산업에서 유·가스를 지질층에서 뽑아 생산하는 것과는 반대로 CO2를 지질층에 주입하여 저장한다는 점이 다를 뿐, 그 프로세스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ISO 31000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ISO 17776을 준용하여 해양 CCS 사업 추진할 때 위험의 평가 및 관리를 이행한다면, 체계적인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SO 17776의 위험 관리 개념은 3장에서 논의될 노르웨이와 영국의 해양 CCS 프로젝트 HSE 관리 방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나타난다.
3. 국외 CCS HSE 관리 가이드라인 및 적용 사례
ISO 31000, ISO 17776을 근간으로 해양 CCS HSE 관리 방안 개발은 북해 유전에서 많은 유·가스 해양플랜트 운영 및 관리 경험이 있는 노르웨이와 영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세계최초의 해양 CCS 프로젝트인 슬레이프너(Sleipner)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북해를 대상으로 다수의 해양 CC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두 국가는 북해를 대상으로 유·가스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운영을 시작하기 이전에 HSE 관리 보고서를 제출하여 승인(acceptance)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법 및 제도를 가지고 있다. 해양 CCS 사업도 HSE 보고서를 각 정부에 제출하도록 법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보고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DNV를 중심으로 해양 CCS HSE 관리 가이드라인인 CO2RISKMAN(DNV[2013])을 발행하였으며, 영국은 CCS 프로젝트도 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 Safety Case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본 절에서는 두 국가의 CCS HSE 관리 방안인 노르웨이의 CO2RISKMAN 및 영국의 Safety Case의 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해양 CCS 사업의 HSE 관리 프레임워크에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3.1 노르웨이 CCS HSE 관리 가이드라인 - CO2RISKMAN
노르웨이는 북해의 혹한 환경에서 유·가스 생산 해양플랜트의 운영 시 해양플랜트의 설계, 건조, 시공 및 운용 관련 표준(standard)인 NORSOK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NORSOK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통용되는 해양플랜트 관련 표준으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노르웨이 영해내 대륙붕에서의 해양플랜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HSE 관리를 위한 관련법(Regulations relating to health, safety and the environment in the petroleum activities and at certain onshore facilities)을 (Petroleum Safety Authority Norway[2016])준용 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CCS사업도 이 법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판단하고 노르웨이 선급인 DNV를 중심으로 여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해양 CCS의 HSE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CO2RISKMAN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였다.
CO2RISKMAN에서 제시하는 HSE 관리는 ISO 17776과 마찬가지로 위험의 파악, 위험의 평가, 위험의 저감 또는 제거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 가이드라인은 CCS 전체 체인에서 CO2관련 주요 위험을 다루는데 필요한 HSE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CO2RISKMAN은 Fig.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4개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는데, 레벨 1은 핵심 목표, 레벨 2는 개요, 레벨 3은 전반적 위험관리, CCS 체인 개요, CO2 특성 및 고유 위험, Bow-Tie 방법 등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레벨 4는 CCS 각 전체 체인에서의 위험 관리에 대해 다루고 있다. 레벨 4에서 CCS 체인은 포집시설, 육상 파이프라인, 해상 파이프라인, 정(well), 해양플랫폼, 임시저장시설, CO2 수송선박을 포함하며, 각 체인마다 독립적으로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CCS 프로젝트를 한 운영사가 담당하지 않아도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HSE 관리가 가능토록 한다.
그리고 CO2RISKMAN은 HSE 관리시 건설, 운영, 폐쇄 등의 일련의 프로젝트 단계에서 일관성 있게 모든 이해관계자가 실천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프로젝트 단계가 진행되면서 충분한 피드백을 통해 체인간 또는 단계간 위험 관련 정보 및 변동사항이 사업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별 위험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부터 HSE 관리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CO2RISKMAN에서는 프로세스 단계별 HSE 관리 수행시, 각 체인별로 HSE 관리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전체 체인에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CO2RISKMAN에서는 생애주기에 따른 주요 사고 위험(Major Accident Hazard, MAH) 관리 단계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 - 1 단계(프로젝트 평가) : 프로젝트의 HSE 목표 설정 및 주요 위험 관리 전략의 수립
- - 2 단계(초기 개념 선택) : 모든 가능한 위험 요인의 파악
- - 3 단계(초기 개념 선택) : 고유의 안전 및 환경 보호 설계 개념 개발 및 실현가능한 방법의 파악
- - 4 단계(개념 선택) : 더 나은 설계의 선택 및 적용
- - 5 단계(정의) : 위의 단계 이후에도 남아있는 위험 저감 방안의 이행
- - 6 단계(후기 정의) : ALARP 수준으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방안의 제시
- - 7 단계(실행) : 상위의 단계에서 결정한 부분을 반영하는 설계 및 건설
- - 8 단계(운영) : 상위의 단계에서 결정한 부분을 반영하는 프로젝트의 운영
- - 9 단계(중단) : 상위의 단계에서 결정한 부분을 반영하는 프로젝트의 운영의 중단 및 해체
1단계에서는 위험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로 비용 효과적으로 최대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목표 설정 및 위험 관리 전략의 선택이 중요한 사항이다. 2단계에서 모든 위험을 파악하고 위험요소목록(Hazard Register)을 작성하고 그 중에서 MAH를 정의한다. 3단계, 4단계에서 고유 안전 설계(Inherently Safer Design) 과정을 거치면서 MAH를 최대한 제거하고, 제거되지 않은 위험은 5단계와 6단계에서 ALARP 수준으로 낮춰진다. 7단계, 8단계, 9단계의 진행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해양 CCS 운영 시 위험요소목록(Hazard Register)에 기반한 안전 관리의 이행이다. 위험요소목록은 설계부터 해체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일관되게 관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관성 있는 HSE 관리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HSE Philosophy의 확립이다. HSE Philosophy란,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HSE의 목표인 위험의 최소화, 사고 가능성의 최소화, 사고 또는 사건에 의한 결과/영향의 최소화, 가장 효과적인 위험 관리의 달성을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담은 문서이다(UK H.S.E. [2016a]). 또한 HSE Philosophy에서는 프로젝트 수행시 준수해야 할 법 또는 규정을 명확하게 밝히게 된다. 따라서 HSE Philosophy의 확립은 HSE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CO2RISKMAN에서는 상기의 HSE 관리 프로세스와는 별도로 CCS 사업에 특화된 주요 고려 사항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고 이 사항들은 MAH 파악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한다.
- - 고압 인벤토리
- - 기상 조건
- - 해양 및 해상 위험
- - 저장소 및 정의 상황(conditions), 높은 압력과 온도, 부식성 및 주입의 비예측성
- - 시추 중에의 천부퇴적층에서의 천연가스
- - 원격 조종 및 물류지원
- - 지진 활동
- - 기술적 한계와 불확실성
- - 지질 구조 및 시추와 관련된 지질 조건
- - 주입 및 저장 시 위험 요소
- - 인근 주민에의 피해 가능성
- - 인근 지역에의 환경 피해 가능성
CO2RISKMAN에서는 상기의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가용 기법들로 HAZID(Hazard Identification), HAZOP(Hazard and Operability Study), SWIFT(Structured What If Technique), FMEA(Failure Mode and Effects Analysis), PHA(Preliminary Hazard Analysis)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법들을 통해 파악된 위험들의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수행되어야 한다. 평가를 위한 주요한 분석들로는 임무 분석(Task and Activity Analyses), 로딩 분석(Loading Analyses), 열화 분석(Deterioration Analyses), 누출 분석(Release Analysis), 가스 확산 분석(Gas Dispersion Analysis), 분출 분석(Blowout Analysis), 영향 분석(Impact Analysis), 환경적 사건 정의 (Environmental Event Definition), 환경 영향 평가(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즉각적인 효과 분석(Immediate Effects Analysis), 소집 및 피난처 분석(Muster and Refuge Analysis), 비상 대응 및 대피 분석(Emergency Response and Evacuation Analysis), 정성적 위험 평가(Qualitative Risk Assessment), 정량적 위험 평가(Quantitative Risk Assessment) 등이 있다.
이렇게 분석된 위험을 대처하기 위한 전략 수립시 CO2RISKMAN에서는 위험의 발생을 방지(preventive)하는 것과 사고 발생 후 결과/영향을 저감(mitigation)시키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단일 저감 방법을 적용하는 것과 여러 가지의 방법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고려하여 위험 대처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렇게 수립된 방안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부족할 경우 추가 방안을 마련한다. 이때 Bow-Tie 기법을 이용해 위험을 관리하게 된다. Bow-Tie 기법은 결함수 분석(FTA)과 사건수 분석(ETA)을 합친 기법으로써, 어떠한 “사건(Top event)”을 파악함에 있어 Fig. 3에서와 같이 그 사건을 Bow-Tie의 가운데 부분에 놓고 좌측에는 그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hazard)을, 우측에는 그 사건으로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결과(consequences)를 적게 된다. 위험요인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Prevention Barriers)을 Top Event와 Hazard 사이에,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그를 대처하는 방안(Mitigation Barriers)이 Top Event와 Consequence 사이에 기입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Bow-Tie 기법은 프로젝트 개념의 초기분석 및 프로젝트 디자인의 중반단계에서 잘 활용될 수 있으며, 시설의 운영 단계에서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도 사용된다(DNV[2013]).
3.2 UK Safety Case
영국은 1988년 7월 북해에서 발생한 해상유전 시추시설인 ‘파이퍼알파(Piper Alpha)호’ 폭발 사고를 계기로 관련 법제를 개선하고 HSE 규정을 보강했다. 영국정부는 안전 관리 관련 법인 Control of Major Accident Hazards Regulations 1999(COMAH)이나 Pipelines Safety Regulations 1996(PSR)하에서 CO2를 위험 물질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CCS 프로젝트와 같이 대량의 CO2를 취급하는 사업의 경우, CO2가 누출 사고가 일어나면 에너지, 화학 및 파이프라인 관련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형 사고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Health and Safety at Work etc. Act 1974(HSWA)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HSE 담당부처인 영국의 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서는 HSWA의 하위 법률인 Installations(Safety Case) Regulations 1995(SCR)에 따라 영국의 해역에 위치한 해양 CCS를 포함하여 모든 해양플랜트 설비에 대한 HSE Safety Case를 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 제출하도록 명문화하였다(UK H.S.E.[2016c]).
Safety Case란 프로젝트 책임자(duty holder)가 주요 사고 위험(major accident risks)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 및 능력이 있음을 프로젝트의 책임자 스스로와 정부에게 확인하는 문서이다. Safety Case를 작성함에 있어 특정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프로젝트 책임자(duty holder)는 Safety Case를 통해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해 HSE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영국에서 해양 CCS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젝트 책임자는 Safety Case를 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 제출해야하며, 제출한 Safety Case는 운영단계를 시작하기 전에 승인(acceptance)을 받아야 한다. 이때의 승인(acceptance)은 영국정부는 Safety Case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는 승인일 뿐, 이것이 프로젝트 책임자가 향후 발생하는 사고나 위험에 있어 책임이 정부에 이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Health and Safety Executive는 Safety Case를 받고 난 뒤 면밀히 검토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최선의 HSE 관리가 반영된 Safety Case가 승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Health and Safety Executive가 가지고 있는 Safety Case의 최종본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의 상태에 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야 하므로, 해양플랜트의 운영 시 발생되는 주요 변동사항은 지속적으로 Safe Case에 반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Safety Case는 살아있는 문서(living document)라 할 수 있고,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본 절에서는 해양 CCS Safety Case의 사례로써 영국의 Scottish CCS Project의 Design HSE Case를 분석했다(ScottishPower CCS Consortium[2011]). Scottish CCS project는 Longannet 화력 발전소에서 포집된 CO2를 육상파이프라인으로 세인트퍼거스(St. Fergus)가스 터미널까지 수송하고, 해저파이프라인을 통해 골든아이 플랫폼(Goldeneye Platform)까지 수송후, 폐가스전인 골든아이 저장소(Goldeneye Reservoir)에 주입하는 프로젝트이다. 연간 200만톤의 CO2를 주입하여 10년간 총 2천만톤의 CO2를 저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SCR의 적용을 받는 해양 부분은 세인트퍼거스(St. Fergus) 가스 터미널에서 골든아이 저장소까지의 수송 및 저장 부분으로 Shell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Shell의 경우 HSE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Hazards and Effects Management Process(HEMP)를 운영하고 있다(Natalie Salter[2005]). 따라서 Shell은 HEMP에 기반하여 Design HSE Case를 작성하였다.
HEMP는 Fig. 4와 같이 1) 체계적 위험의 파악, 2) 발생가능성 및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한 위험의 평가, 3) 피해를 줄이거나 Fig. 3. Bow-Tie methodology for risk management. 관리하기 위한 위험 저감 방안의 실행, 4) 사건의 발생으로 야기된 피해의 회복의 순서로 위험을 관리한다. Shell은 Bow-Tie 기법을 활용하여 HEMP를 수행한다. 위험의 파악 및 평가의 단계에서는 위험 평가 매트릭스(Risk Assessment Matrix)를 통해 위험의 순위를 정하고 이를 “위험요소목록(Hazard Register)”으로 정리한다. 이 때 각 위험요소별 사고 피해 결과 및 발생가능성을 바탕으로 높은 위험도와 낮은 위험도를 결정한다. 이때 높은 위험도로 파악된 위험은 앞 절에서 언급된 노르웨이의 CO2RISKMAN에서 활용되었던 Bow-Tie 기법을 이용하여 관리된다.
Shell은 HEMP를 통해 Scottish CCS project의 Design HSE Case를 작성하였다. Design HSE Case의 첫 부분에서 세인트퍼거스 가스터미널, 파이프라인, 골든아이 플랫폼, 주입정 조건, 저장소 관련 정보 등 프로젝트 관련 시설의 상세요건을 밝히고 있다. 그 다음 Fig. 4의 첫 번째 단계로써 위험 평가 매트릭스를 도출하였고, HAZID, ENVID(Environmental Issues Identification), HAZOP을 수행하였다. 이후 Fig. 4의 두 번째 단계로써 환경과 관련하여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EIA)를 수행하고, 국제 환경 기준 부합 여부 검토 및 온실가스 및 에너지 효율 보고서를 적용하였다. 그리고 CO2 수송·주입·저장 관련 위험 평가를 위하여 가스 확산 분석(Gas dispersion analysis), 배출구 확산 분석(Vent dispersion analysis), 드롭 오브젝트(Dropped Object), 보건 위험 평가(Human risk assessment), 휴먼팩터 엔지니어링(HFE Screening), 피난, 탈출 및 구조 평가(EERA), 임시 구난 시설 평가(TR), MAH 평가, 정량적 위험 평가(Quantitative Risk Assessment, QRA)를 이행하였다. 세 번째 단계로써 MAH를 관리하기 위한 주요 요소로써 Safety Critical Elements(SCEs)를 제시하였다. 네 번째 단계로써 SCEs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Performance Standards의 파악이 이루어졌다.
주목해야할 점은 Scottish CCS project의 Design HSE Case는 Shell 자체적으로 안전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FEED 단계에서 작업되어졌다는 것이다. Shell은 Design HSE Case에서 정부의 법적 요건을 만족하기 위한 정부 제출용 문서로 Safety Case를 별도로 작성되어 제출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부분을 통해 Design HSE Case의 작성이 단순히 법적 요건의 만족을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며, HSE 관리는 사업의 성공적 이행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프로젝트 책임자(duty holder)가 인지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Shell은 Scottish CCS project의 체계적 HSE 관리를 위해서 HSE Philosophy를 작성하였다. HSE Philosophy는 FFED 및 차후의 설계단계에서 HSE 관련 사항을 다루는 상위단계의 문서이기 때문에, 아래의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작업자에 가능한 안전한 작업환경 제공, 인화성/독성 물질로부터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ISD(Inherently Safer Design) 확보, MAH 및 그로 인한 결과로 인한 영향 최소화, 탈출/피난/대피가 필요한 긴급 상황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 육상 플랜트에서 위해물질이 누출 시 인근 주민 보호를 위한 사항 관련 원칙을 정리하여, 모든 이해관계자가 일관되게 HSE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 국내 해양 CCS HSE 관리 프레임워크 구축 전략
우리나라는 CCS 기초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하여 2010년도에 범부처 차원에서 ‘국가CCS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였고, 본 계획에 의거하여 100만톤급 해양 CCS 실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 CCS종합추진계획을 바탕으로, 해양수산부는 기(旣)탐사자료가 풍부하고 육지로부터의 거리도 상대적으로 짧아 CO2 저장소로 유망하다고 평가받는 동해 울릉분지 서남부 대륙붕을 대상으로 100만 톤급 해양 CCS 사업의 CO2 저장 8대 유망구조를 제시하였다(MOF [2015]). 국내 해양 CCS 실증사업은 Fig. 5에서처럼 육상 화력발전소에서 포집된 CO2를 저장소와 가장 근접한 육상의 임시 저장소까지 육상파이프라인 또는 선박으로 수송하고, 다시 임시 저장소에서 주입플랜트까지 선박이나 해저파이프라인을 이용해 동해 서남부 대륙붕에 위치한 해양플랫폼까지 수송한 뒤, 퇴적층까지 주입하여 영구적으로 CO2를 저장하는 시나리오로 구성된다. 따라서 국내 해양 CCS 실증사업에서 CO2 포집 분야를 제외한 해양 수송·저장 분야는 기존의 해양플랜트와 매우 유사하다 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국내 해양 CCS HSE 관리를 위한 프레임워크 구축 전략으로 1) 국내 해양 CCS HSE 관리법의 제정, 2) 정부, 프로젝트 책임자, 3) 해양 CCS HSE 관리 프로세스로 나누어 제시하고자 한다.
4.1 국내 해양 CCS HSE 관리법의 제정
국내에서는 해양 CCS의 안전 관련 연구는 해양환경 누출 영향 평가 또는 파이프라인, 선박, 저장소 등의 체인별로 개별 안전 관련 요소 기술 개발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MOF[2015]). 하지만 국내 해양플랜트 생애주기에 걸친 시스템 엔지니어링 관점의 HSE 관련 연구는 거의 이루어 지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해양플랜트 HSE 관련 기술은 대기업 조선사를 중심으로 오일메이저 및 발주사의 HSE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건조, 시운전 등의 단계에만 적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동해가스전을 제외하고 국내 대륙붕을 대상으로한 유·가스 산업은 없기 때문에 국내 대륙붕에서 이루어지는 해양플랜트를 대상으로 하는 HSE 관련 법 또는 규정 역시 아직 없는 실정이다. 2015년 시행이 시작된 화학물질관리법에서는 CO2를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적은 기체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 CCS 사업은 유해화학물질의 경우 이행해야 하는 안전관리, 장외영향평가, 사고 대비 대응 등을 수행할 의무가 없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해양 CCS 사업을 진행할 경우 적용할 수 있는 HSE 관련 법 또는 규정이 없는 상황이고, 따라서 국내 해양 CCS HSE 관리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양 CCS HSE 관리법의 제정시, 안전관련 규정을 세부적으로 명시하면, 해당 규정만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해양 CCS 사업이 진행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인 해양 CCS 사업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내에서 해양 CCS HSE 관리를 위해 신규로 법을 제정한다면 영국의 Safety Case와 같이 프로젝트 책임자(또는 운영자)가 주요 사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 및 능력이 있음을 정부 및 프로젝트 책임자 스스로에게 입증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4.2 정부, 프로젝트 책임자, HSE 위원회의 역할 제안
국내의 해양 CCS 상용화 이전단계인 실증사업의 경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부는 발주처의 역할 뿐만 아니라 영국의 Health and Safety Executive와 같은 HSE 관리부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4.1절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는 프로젝트 책임자(또는 운영자)가 주요 사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 및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정부에 제출한 영국의 Safety Case와 같은 HSE 보고서를 검토 및 승인을 해야 한다.
하지만, HSE 전문가로 구성되지 않은 담당부처가 HSE 관리부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정부는 전문기관 내지 위원회 등을 설립하여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HSE 관리를 지속적으로 감독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전문기관 내지 위원회는 프로젝트 책임자가 HSE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HSE 관리 방안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협의하도록 하고, 실제 운영전 제출된 HSE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하여 정부로 하여금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
4.3 해양 CCS HSE 관리 프로세스
국내 해양 CCS 사업의 책임자(또는 운영자)가 작성해야하는 HSE 보고서는 앞 절의 노르웨이와 영국의 CCS 프로젝트에서의 HSE 관리 방안처럼, ISO 31000와 ISO 17776의 위험 관리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해양 CCS 실증사업의 HSE 관리 프로세스 수행시 우선적 필요한 사항으로 HSE Philosophy의 수립을 제안하고, 생애주기별 수행되어야 하는 위험 관리 프로세스의 구체적인 HSE 분석 목록 및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HSE 관리 프로세스에서 우선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사항은 HSE 관리 방안 작성의 원칙을 담은 HSE Philosophy의 수립이다. HSE Philosophy에는 HSE 관리 단계 및 각 단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가 전체 CCS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어떻게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HSE 관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모든 관계자가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HSE Philosophy에는 HSE 워킹 그룹을 만들고, 전체 기술 관리자와의 협업 체계를 구축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국내의 경우 CCS 전체 프로젝트에 대한 HSE 관리법 또는 규정은 없지만, 부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국내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제도가 있으면 Philosophy에 같이 포함시켜, 이해관계자가 관련 자료를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수립된 HSE Philosophy를 CCS 설계단계에 반영시켜 체계적으로 건설하고 이에 따라 운영 및 관리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HSE Philosophy를 수립한 뒤, HSE 관리에 사용되는 모든 정보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절차에 의해서 다뤄질 수 있도록 하고, 누구나 검증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분야의 주체가 HSE 관리 원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SE Philosophy 수립 이후에는 Philosophy를 바탕으로 전체 프로젝트의 생애주기 단계에 따른 HSE 관리 프로세스를 이행하도록 한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해양 CCS의 HSE 관리 프로세스 수행시 필요한 HSE 분석 목록을 개념 설계, FEED, 상세설계, EPCI, 운용, 해체의 생애주기 단계별로 Table 1과 같이 제안하였다. 분석목록은 크게 위험 요소 파악과 위험 분석으로 나누었고, 각 분석 목록의 약어 설명 및 주요 내용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우선 개념설계 단계에서 HSE Philosophy를 수립하고, PHA를 통해 초기 위험 요소를 파악 한다. 이후 PRA 및 Risk Matrix를 통해 MAH 파악 및 위험요소 목록(Hazard Register)을 작성하게 된다. 이후 단계를 통해서 MAH 및 위험요소 목록과 같은 초기 위험요소 목록은 지속적으로 갱신되고 감소되어야 한다.
FEED 단계에서는 FMEA, CO2 누출 및 확산 분석, QRA, EERA, TR 분석 등을 예비적으로 이행하고 이행 결과를 MAH 또는 위험요소 목록에 반영시킨다. 이러한 결과들을 고려하여 설계의 단순화, 위험 요소를 대체하거나 감소시키는 조건의 적용 등의 고유 안전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FEED 마무리 단계에서 초기 고려사항이 설계에 잘 반영되었는지 평가하고 운용적 측면에서 추가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상세설계 단계에서는 HAZOP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FEED 단계에서 예비적으로 수행되었던 위험 분석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후 EPCI 단계에서는 설계된 대로 플랜트가 건설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HSE 요소들이 있는지 점검하도록 한다. 이 단계에서의 주된 위험 분석 관련 작업은 작업장 및 작업자와 관련된 HSE 분석이다.
상기의 단계를 통해서도 제거되지 않은 잔존 위험요소 목록(Residual Hazard Register)를 작성하여 운영 이후 단계에서 관리해야 한다. 향후 관계자들의 잔존 위험요소 목록을 바탕으로 HSE 관련 사항을 재정비하면서, 지금까지 수행한 HSE 관련 노력들이 잘 마무리되었는지 확인한다. 그 다음 운영자에 교육을 제공하여, 계획대로 HSE 사항이 일관성 있게 관리되도록 한다. 동시에 사고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도록 한다. 또한 시설물의 변경 내지 일상적인 작업이 아닌 경우에는 별도의 위험 분석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해체 단계에서는 별도의 위험 파악 및 위험분석을 통해 해체 작업의 안전성을 도모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HSE 관리 프로세스 수행 시, 노르웨이의 CO2RISKMAN 및 영국의 Safety Case에서 활용되는 Bow-Tie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제안한 HSE 관리 프로세스를 국내 해양 CCS 실증 사업 추진 시 적용시켜 기획 단계부터 HSE 관리를 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해양 CCS 프로젝트를 추진 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HSE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HSE 관리 방법론과 국외 해양 CCS HSE 관리 사례를 분석하였다. 해양플랜트 분야 HSE 관리 체계가 잘 운영되고 있는 노르웨이와 영국의 경우 대량의 CO2를 다루는 CCS 사업도 잠재적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여 위험 관리 프로세스인 ISO 31000 및 ISO 17776에 기반한 HSE 관리를 법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해양 CCS HSE 관리 사례의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해양 CCS HSE 관리 추진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양 CCS HSE 관리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 때 해양 CCS 사업의 책임자가 해당 프로젝트의 주요 사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 및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입증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사업 책임자와 긴밀히 협의하여 효율적 HSE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운영을 시작하기 전 승인하여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정부에 제출된 HSE 관리 방안을 검토 및 협의를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부재하므로 HSE 관리 방안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기관 내지 위원회 등을 설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 CCS 사업의 책임자는 HSE 관리 프로세스를 이행함에 있어 우선 HSE Philosophy를 작성하도록 한다. HSE Philosophy에 담겨야할 내용으로는 HSE 관리 단계에 수행되어야 할 내용이 제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가 전체 CCS 프로젝트 진행과정에 어떻게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HSE 관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HSE 워킹그룹 및 관리자의 협력 관계를 정리하고, 관련 법, 규정 또는 가이드라인이 있을 경우 이를 참고자료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의 해양 CCS 사업 HSE 관리 추진시, HSE Philosophy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전체 생애주기인 단계에 따른 위험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본 논문에서는 해양 CCS 실증 사업 추진시 개념 설계, FEED 및 상세설계, EPCI, 운용, 해체의 단계별로 수행되어야 할 HSE 관리 프로세스의 목록 및 내용을 제안하였다. 국내 해양 CCS 실증 사업 추진시 생애주기에 걸쳐 HSE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한다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해양플랜트 신산업 HSE 기술개발 전략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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