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내습시 부산 연안의 해양파랑과 바람의 시공간 발생 특성
초록
본 연구에서는 태풍 힌남노 내습 전·후의 부산 연안 인근에 시설된 해양관측부이와 육상 지역별 상세 기상관측 자료를 수집하여 태풍 내습시의 해양파랑 및 기상 환경조건을 해석하였다. 태풍 힌남노가 부산 연안을 통과할 때 거제도 해양기상부이(St.A1)에서 6일 5시에 중심기압 956.9 hPa이었으며 6일 3시 30분에 최대 파고 16.9 m(파향 SSW), 5시에 유의파고 10.8 m(파향 SSW)가 계측되었다. 이번 태풍 내습시 가장 낮은 해면기압은 오륙도에서 5시 53분에 계측된 중심 기압 955.9 hPa이었고, 부산 조석관측소의 최대 조위는 4시 59분에 225 cm이었으며 이때 해일고는 132 cm로 산정되었다. 최대 풍속이 발생한 시간은 6일 4시 30분에서 5시 30분의 1시간 안에 발생하였으며 풍향은 태풍의 내습 경로에 따라서 달라졌다. 태풍 중심이 가까이 접근할 수록 Sea surface cooling 현상이 일어나고 일정 시간 이후 표층 수온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였다. 태풍 내습전 대체적으로 풍향은 SE~NE 계열, 파향은 S 계열을 보였다. 하지만 태풍 통과 시점에서는 풍향은 급격히 SW~NW 계열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풍향 변화는 태풍 통과 당시 파 에너지를 연안(육지부)에서 해상(먼바다) 방향으로 수송하는 외력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Abstract
In this study, detailed meteorological observation data for the land area and the ocean observation buoy installed near the Busan coast before and after Typhoon Hinnamnor were collected, and the ocean waves and weather conditions were analyzed when the typhoon passed. When the typhoon passed through the Busan coast, at the Geoje Ocean Meteorological Buoy (St.A1), the central pressure was 956.9 hPa at 5:00 on the 6th, and the maximum wave height was 16.9 m (wave dir. - SSW) at 3:30, the significant wave height was 10.8 m (wave dir. - SSW) at 5:00. The lowest sea level pressure during this typhoon's attack was 955.9 hPa, measured at 5:53 on Oryukdo Island and the maximum tidal water level at Busan Port(Busan tidal observation station) was 225 cm at 4:59, and the storm surge height was estimated to be 132 cm. The maximum wind speed occurred within one hour from 4:30 to 5:30 on the 6th, and the wind direction changed according to the attack path of the typhoon. As the center of the typhoon approached closer, the sea surface cooling occurred, and the surface water temperature increased rapidly again after a certain period of time. In general, the wind direction before the typhoon was SE-NE series, and wave direction was S series. However, at the time of passing the typhoon, the wind direction rapidly changed in the SW-NW direction. This change in wind direction was thought to have acted as an external force that transports wave energy from the coast (land) to the sea (far sea) when passing through the typhoon.
Keywords:
Busan coast, Typhoon hinnamnor, Ocean wave, Wind, Spatiotemporal generation키워드:
부산 연안, 태풍 힌남노, 해양파랑, 바람, 시공간 발생1. 서 론
최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빈도는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강도도 강해지고 있는 추세로 태풍에 의한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 태풍에 의한 가장 큰 피해액은 2002년 태풍 ‘루사’로 5조 1,48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2003년 태풍 ‘매미’의 피해액도 4조 2,220억 원에 이르렀다. 또한 2007년 9월에 제주도와 고흥 지역을 강타한 태풍 ‘나리’가 13명의 인명피해와 천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내는 등 우리나라는 매년 태풍에 의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태풍 재해는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태풍 통과 시 태풍의 오른쪽에 해당되는 지역에 강풍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Ahn et al.[2008]).
2022년 9월 한반도에 상륙한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강도의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으나 중심기압만 놓고 봤을 때 역대 3번째 태풍으로 역대 2위 강도였던 매미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심기압 대비 풍속이 느렸고 다소 ‘한반도 오른쪽으로 치우쳐 지나면서’ 부산·울산·경남지역에 끼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Busan Daily News[2022]).
그러나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부산의 서구 송도 해안, 광안리 수변공원, 해운대 마린시티, 청사포 등 해안가 인근 도로 및 시설물들이 호안 월파 피해를 받았다. 특히 해운대 마린시티는 2003년 매미(Maemi), 2010년 뎬무(Dianmu), 2012년 볼라벤(Bolaven)·산바(Sanba), 2016년 차바(Chaba) 등 태풍 내습 때마다 해안도로가 부서지고 인근 주거·상업시설 지하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어왔다(Yoon et al.[2017]).
태풍 피해는 태풍이 상륙하거나 주변해역을 통과하면서 그 영향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경우, 집중호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어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수행되고 있으나, 한반도 주변 해역을 통과한 태풍에 따른 재해 특성 연구는 미흡한 상태이다. 이번 태풍 힌남노와 같이 한반도 남동해안을 따라서 북상하거나 또는 그 주변해역을 통과하는 경우처럼 태풍 경로에 따른 집중호우와 강한 바람 중 어떠한 원인에 의해 피해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며, 태풍 진행 방향에 한반도가 어느 방향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위험반원(Dangerous semicircle)과 가항반원(Navigable semicircle)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이에 따른 재해 발생 특성 연구가 필요하다(Ahn et al.[200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산 연안을 관통한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대상으로 부산 연안 인근에 시설된 해양관측부이와 육상지역별 상세 기상관측소의 태풍 내습 전·후의 관측 자료를 수집하여 태풍 내습시의 기상 및 해양파랑 환경조건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특히 태풍이 부산 연안 통과 시점에서의 기압, 수온과 기온, 해양파랑과 바람의 시공간적 발생 특성을 중점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주변 호안 월파로 인해 피해를 받은 지역의 피해 원인을 파악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태풍 힌남노
2022년 제11호 태풍인 힌남노(Hinnamnor)는 기후관측 이래 아열대성 해양이 아닌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8월 28일 발생한 첫 번째 슈퍼태풍이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하여 대만과 중국 방향으로 서진 후, 일본 오키나와 일대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꿔서 한반도로 북상하여 우리나라 남동연안에 영향을 준 태풍이다.
태풍 힌남노는 2022년 9월 6일 새벽에 경남 거제 일대에 상륙하여 내륙을 통과한 뒤 아침에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저녁에 온대저기압으로 소멸하였다(Fig. 1). 태풍 경로가 동편화되어 한반도를 통과함으로써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이 가항반원에 위치하였으나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해안 지역에 집중되었다.
당초 태풍 상륙 전후로도 강한 위력을 잃지 않아 태풍 매미나 루사에 비교되는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예상되었으나, 다행히 태풍의 동편화로 인해 2020년 내습한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과 유사한 정도의 풍속과 최저 해면기압이 관측되었다.
2.2 관측 자료 및 해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태풍 힌남노 내습시 부산 인근 연안의 기상 및 해상 물리환경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국가 기상 및 해양관측망에 해당하는 Fig. 2의 6개 정점의 해상 파고부이 및 해양기상부이 관측자료, 8개 정점의 육상 지역별 기상 상세 관측자료를 수집하였다.
해상 6개 정점은 국립해양조사원(KHOA[2022]) 실시간해양관측정보시스템(KOOFS)의 바다누리 해양정보 서비스[St.B1(대한해협), St.B2(감천항), St.B3(송정해수욕장)], 기상청(KMA[2022a])의 날씨 누리로부터 파고부이[St.A2(다대포), St.A3(오륙도)] 및 해양기상부이[St.A1(거제도)] 자료이며, 육상 8개 정점은 기상청(KMA[2022b])의 지역별 상세 관측자료[St.W1(거제도 서이말), St.W2(거제도 양지암), St.W3(진해), St.W4(가덕도), St.W5(영도), St.W6(오륙도), St.W7(부산남구), St.W8(해운대)]이다.
각 정점에서 관측되어진 자료는 Table 1과 같이 태풍 힌남노 내습 기간인 5일 18시부터 6일 12시까지의 30분 간격(St.A2와 St.A3의 자료는 1시간 간격)의 풍속, 풍향, 기온, 대기압 등의 4가지 기상 요소와 수온, 파고(최대 및 유의파고, 주기), 파향 등의 3가지 해양 요소를 수집하였다. Fig. 2에 제시된 St.A1과 St.B1의 해양관측부이에서는 기온, 풍향, 풍속 등의 기상 요소와 수온, 파고, 파향 등의 해양 요소가 동시에 실시간으로 관측된다(KMA[2022c]).
비록 각 정점별로 동일한 관측 시스템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연속된 자료의 해석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부산 연안에 인접한 정점들(St.A2, St.A3, St.B2, St.B3)에서 태풍 내습 통과 시간대별로 서로 다른 지형 조건에 의해 파랑 발생 현상이 국지적인 차이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연안에 도달한 파랑은 파향과 풍향에 따라 변동하고 이것이 부산 송도, 해운대 마린시티, 청사포 등의 호안 시설물에 시간대별로 차이를 보이는 피해를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집 자료는 각 정점별, 각 요소별로 총 2,020개에 해당하지만 각 부이별로 결측된 자료(총 94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해석방법은 대표적인 기상 및 해상 요소를 시간 흐름에 따라서 시계열로 나열하고 이를 각 정점별로 비교하였다. 또한 기온과 수온, 풍향과 파향과의 상호 비교를 통해 정점별로 관측되어진 수집 자료가 태풍 내습시 시간대별로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해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기압과 바람의 변동
기상 요소는 태풍 내습시 해수면 변동에 직접적으로 기압 변화와 바람 영향으로 작용한다. 즉, 태풍 등의 기상교란은 수 시간~수 일에 거쳐서 해수면 이상 변동(해일 또는 파랑)을 일으킨다. 기압의 저하는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며(일반적으로 1 hPa의 기압 저하로 0.99 cm의 해면 상승을 일으킴) 바람은 대기 에너지를 해수면에 전달하여 고파랑을 발생시키게 된다(Yoon and Kwon[2012]).
Fig. 3은 태풍 힌남노 내습시 각 정점에서 계측되어진 기압의 시계열을, Table 2는 6일 2시부터 7시까지의 30분 간격의 각 정점별 중심기압의 계측값을 나타낸 것이다. 태풍이 부산 연안을 통과할 시 St.A1에서 6일 5시에 중심기압 956.9 hPa, 6시에 St.W6에서 중심기압 958.1 hPa, St.B3에서 중심기압 959.5 hPa이 관측되었다. St.A1와 St.B3간의 직선 거리 약 55 km를 태풍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압 2.6 hPa이 저감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오륙도에 위치한 St.W6의 매분 관측 기록을 살펴보면 5시 53분에 중심기압 955.9 hPa이 기록되어 이번 태풍 힌남노 내습시 가장 낮은 해면기압을 기록하였다.
Fig. 4는 태풍 힌남노 내습시 각 정점에서 계측되어진 풍속 시계열을, Table 3은 6일 2시부터 7시까지의 30분 간격의 각 정점별 풍속과 풍향의 계측값을 나타낸 것이다. 풍속은 해상 2개 정점, 육상 8개의 모든 정점에서 계측되었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기상청 해양기상부이 관측 정점인 St.A1과 다른 정점간에 풍속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St.A1에서 6일 4시 30분에 풍향 157.5°(SSE 방향)로 90.7 m/s의 풍속이, St.B1에서는 5시 30분에 풍향 165.0°(SSE 방향)로 25.4 m/s의 풍속이 계측되었다. St.A1과 St.B1의 최대 풍속의 크기가 약 3.6배이며 전체 37개 데이터(30분 간격)를 비교하였을 때도 평균 약 3.17배로서 St.A1의 풍속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St.A1의 풍속계의 보정이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고 논외로 고려하였다.
이에 반해 육상 관측 정점인 St.W1~St.W8과 St.B1는 유사한 패턴으로 태풍 내습하는 과정에서 증가하고 태풍 통과후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St.W4에서 6일 3시에 풍향 329.7°(NNW 방향)로 29.3 m/s의 최대 풍속이 관측되었다. 또한 St.B1에서 최대 풍속이 발생한 5시 30분에 St.W6에서도 풍향 99.8°(E 방향)로 28.5 m/s, St.W5에서도 풍향 86.3°(E 방향)로 16.0 m/s, St.W2에서도 풍향 295.4°(WNW 방향)로 11.5 m/s의 최대 풍속이 나타났다. 그러나 동일한 시점에서 St.W1에서는 결측이 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서 태풍 힌남로 내습시 태풍 경로상에 인접한 관측 정점에서 최대 풍속이 발생하였고 6일 4시 30분에서 5시 30분의 1시간 안에 최대 풍속이 관측되었으며 풍향은 태풍의 시간대별 내습 위치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태풍 중심(눈)이 통과한 뒤에는 기압이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풍속도 빠르게 감소하는 등 기상 환경이 급격히 정상으로 회복되는 일반적인 현상을 나타내었다.
3.2 조위의 변동
태풍 힌남노 내습시 국립해양조사원(KHOA[2022])의 실시간해양관측정보를 수집하여 2022년 9월 5일부터 48시간의 시간경과에 따른 부산항 조위 변화를 살펴보았다(Fig. 5). 부산항 조위관측소(St.T)의 조위는 6일 5시에 93 cm가 예측되었으나 이번 태풍 힌남노 내습시(오전 4시 59분)에 최대 조위 225 cm가 관측되었다. 따라서 관측치와 예측치의 차이값인 해일고는 132 cm로 추정된다. 이는 Yoon et al.[2017]의 해운대 마린시티에서의 태풍 차바 내습시 해수면 상승고(해일고, Storm surge height) 97 cm보다 크고 Kang[2005]이 태풍 매미 내습시 추정한 약 0.6 m, Hur et al.[2006]이 예측한 0.86 m보다도 큰 값을 나타내고 있다.
3.3 해양 파랑의 변동
Fig. 6~Fig. 8은 태풍 힌남노 내습시 각 정점에서 계측되어진 최대 및 유의파고, 파주기의 시계열을, Table 4는 6일 2시부터 7시까지의 30분 간격의 각 정점별 계측값을 나타낸 것이다.
먼저 Fig. 6의 최대 파고 시계열을 살펴보면 St.A1에서는 6일 3시 30분에 최대 파고 16.9 m(파향 SSW)가 계측되었다. St.A2에서는 4시에 최대 파고 8.6 m, St.A3에서는 5시에 최대 파고 12.1 m가 계측되고 이후 결측되었다. 최대 파고가 발생한 시점을 비교하면 특징적으로 St.A1이 St.A3에 비해 약 1시간 앞서 발생하였다. 앞서 St.W4에서 6일 3시에 최대 풍속 29.3 m/s 발생 당시 풍향이 329.7°(NNW 방향)인 점을 감안하면 St.A1에서의 파향(SSW 방향)과 St.W4의 풍속(NNW 방향)은 정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Fig. 7은 유의파고를 나타낸 것으로 최대 파고의 시계열 패턴과 크게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그림에서 유의파고 값이 최댓값을 나타낸 시점을 살펴보면 St.A1에서는 5시에 유의파고 10.8 m(파향 SSW), St.B1에서는 4시 30분에 10.43 m(파향 S), St.B3에서는 6시에 9.13 m(파향 SSW)가 계측되었다. St.A2, St.B2, St.A3에서는 결측된 경우가 많아 그 특징을 직접적으로 살펴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 유의파고가 발생한 시점을 비교하면 특징적으로 최대 파고와 마찬가지로 St.A1이 St.B3에 비해 약 1시간 앞서 발생하였다.
태풍 힌남노 내습시 각 관측 부이에서의 Hmax와 H1/3의 비(Hmax/H1/3)를 살펴보면 St.A1의 경우 1.27~2.04, St.A2는 1.20~1.34, St.A3는 1.31~1.59이었다. 이는 Yoon and Kwon[2012]이 2010년 태풍 무이파 내습시 칠발도(1.19~1.71), 거문도(1.17~1.80), 거제도(1.21~1.91)를 대상으로 한 경우와 Ryu et al.[2004a]이 홍도 해역에서 2000년 태풍 프라피룬 내습시(1.10~1.87), 2002년 태풍 루사 내습시(1.27~1.87)와도 거의 유사한 값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파주기를 나타낸 Fig. 8을 살펴보면 St.A1에서 최대 파고 16.9 m가 발생하는 시점의 파주기는 9.8 sec, 유의파고 10.8 m인 경우에는 10.5 sec가 계측되었다. 태풍 내습시(AM 04:00~06:00) St.A1에서의 파주기(평균 주기)는 약 10.3~10.8 sec의 범위를 나타내었다. 또한 St.B1에서 유의파고 10.43 m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파주기는 13.0 sec, St.B3에서 유의파고 9.13 m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파주기는 14.4 sec로 계측되었다. 연안에 인접한 St.A2, St.B2, St.A3에서는 결측된 경우가 많아 그 특징을 살펴보기는 어려우나 대체적으로 파주기가 10 sec 이하의 값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태풍 중심(눈)이 통과한 뒤에는 기압이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풍속 및 파고도 빠르게 감소하는 등 기상 및 파랑이 급격히 정상으로 회복되는 일반적인 현상을 나타내었다.
3.4 기온과 수온의 변동
Fig. 9에서 태풍 힌남노가 부산 인근 해역에 도달하기 전인 5일 18시의 각 정점별 기온 분포 특징을 살펴보면 St.A1은 약 29℃, 내륙에 위치하는 St.W3은 약 27℃, 부산 동측 연안에 위치하는 St.W5 또는 St.W6의 경우는 약 25℃의 상황을 보인다. 하지만 태풍의 내습 시기(4시)에는 전체적으로 약 24.2~26.4℃의 범위에 모든 정점들이 수렴한다. 특히 St.W6에서 중심기압이 최저이었던 6시때의 경우를 살펴보면 St.W5는 25℃, St.W6은 26.4℃, St.W7은 24.4℃, St.W8은 24.8℃로 계측되었다. 이후 각 정점별로 큰 폭으로 변동하는 구역이 나타나는데 태풍이 통과된 정점에서는 기온이 증가하고 태풍 진행 방향의 전면 정점에서는 기온이 떨어지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St.W7의 경우 6일 7시 30분에 최저 21.1℃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고 St.A1은 8시 30분에 약 26.4℃로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태풍이 통과하고 난 후인 6일 10시 이후 다시 급격히 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태풍 내습에 따른 기온의 감소는 정점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St.W7에서 3.8℃로 가장 크고 St.A1과 St.W2에서 2.1℃로 가장 작았다.
또한 Fig. 10에서 각 정점별 수온 분포 특징을 살펴보면 태풍 힌남노가 부산 인근 해역에 도달하기 전인 5일 18시에 St.A1은 26.4℃, St.A2는 24.6℃, St.A3는 25.7℃, St.B1은 26.3℃를 보이다가 태풍의 내습시기(4시)에 St.A1~St.A3은 대체적으로 수온이 감소하는 경향을, St.B1은 특이하게 5일 22시 30분에 28.2℃까지 증가하다가 점차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t.A1~St.A3을 통해 부산 연안에 태풍 통과 시기인 6일 4시~6시 사이에는 수온이 약 24.4~26.71℃의 범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태풍 내습에 따른 기온의 감소는 정점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St.A1에서 1.0℃, St.B1에서는 2.37℃이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서 태풍 내습 전후 시점에서의 기온과 수온의 변화 패턴은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해상 기온은 변동이 크고 수온은 대체적으로 완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태풍 통과 시점에서의 수온은 기온보다 약 1℃ 낮았다. 태풍 중심이 근접하면서 표층 냉각이 일어나다가 일정 시간이후 표층 수온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며 회복되는데 이것은 초기에 열역학 과정(증발열 등에 따른 해양 표층의 열손실 등)에 의해 표층수온냉각(Sea surface cooling) 발생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Nam et al.[2004]).
3.5 풍향과 파향의 시계열 해석
태풍 내습시 바람은 대기교란 현상을 일으켜 해양에서 발생하여 전파하는 파랑에너지의 증가, 감쇄 등의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Fig. 11과 Fig. 12는 태풍 힌남노 내습시 관측 정점별 풍향과 파향의 시계열을 나타낸 것이다.
Fig. 11에서 태풍이 부산 인근 해역에 도달하기 전인 5일 18시의 각 정점별 풍향 분포 특징을 살펴보면 태풍 내습 전의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정점에서 SE~NE 방향의 바람이 불다가 태풍 통과 시점에서 급격히 SW~NW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태풍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부산 지역이 태풍 중심의 오른쪽 반원(위험반원, dangerous semicircle)에서 왼쪽 반원(가항반원, navigable semicircle)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주된 풍향이 변화하는 시점은 6일 5시에서 6시 사이에 해당하였다. 하지만 St.W4에서는 태풍 통과 시점 전후로 크게 변동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고 이는 태풍에 따른 기기 파손 오류로 생각되며 St.W8에서도 태풍 통과 후에 일시적으로 S, N 또는 NE 방향의 바람이 발생하는 유사 현상이 발견된다.
또한 Fig. 12에서 각 정점별 파향 분포 특징을 살펴보면 태풍 힌남노가 부산 인근 해역에 도달하기 전인 5일 18시에 St.A1을 포함한 모든 정점에서 파향은 S계열이 내습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St.B3에서 SE 방향의 파향이 발생하지만 태풍 통과 시점에서 모든 정점이 S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앞서 Table 3과 Table 4의 각 정점별 풍향과 파향의 값들과 최대 및 유의 파고가 계측되어진 시점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St.A1의 경우 6일 3시 30분에 최대 파고 16.9 m 발생시 풍향은 SE, 파향은 SSW이었으며, St.B1의 경우 4시 30분에 유의 파고 10.43 m일 때 풍향은 SSE~SE, 파향은 S로 나타났다.
이상의 풍향과 파향의 해석 결과를 종합하면 태풍 내습전 대체적으로 풍향은 SE~NE 계열, 파향은 S 계열을 보인다. 하지만 태풍 통과 시점에서는 풍향은 급격히 SW~NW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에 비해서 파향은 그대로 S 계열로 나타났다. 이러한 풍향과 파향의 차이는 태풍 내습전에는 바람이 파 에너지를 해상에서 연안으로, 태풍 통과 당시에는 바람이 파 에너지를 연안(육지부)에서 해상(먼바다) 방향으로 수송하는 외력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이번 힌남노 태풍시 해운대 마린시티, 송도 해안, 청사포 해안 등 부산 연안에서 발생한 호안 월파에 의한 피해 사례는 태풍 내습전인 풍향과 파향이 동일한 시점에서 크게 발생하였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4.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태풍 힌남노 내습 전·후의 부산 연안 인근에 시설된 해양관측부이와 육상 지역별 상세 기상관측 자료를 수집하여 태풍 내습시의 해양파랑 및 기상 환경조건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얻어진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태풍 힌남노가 부산 연안 통과할 시 거제도 해양기상부이(St.A1)에서 6일 5시에 중심기압 956.9 hPa, 부산 송정해수욕장(St.B3)에서 6시에 중심기압 959.5 hPa이 관측되었다. 이번 태풍 내습시 가장 낮은 해면기압은 오륙도(St.W6)에서 5시 53분에 계측된 중심기압 955.9 hPa이다.
(2) 태풍 힌남노가 부산 연안을 통과할 때 최대 풍속이 발생한 시간은 6일 4시 30분에서 5시 30분의 1시간 안에 발생하였으며 풍향은 태풍의 내습 위치에 따라서 달라졌다.
(3) 태풍 내습시 부산항 조위관측소(St.T)에서 관측되어진 최대 조위는 6일 4시 59분에 225 cm이었으며 이때 해일고는 132 cm로 산정되었다.
(4) 거제도 해양기상부이(St.A1)에서 6일 3시 30분에 최대 파고 16.9 m(파향 SSW), 5시에 유의파고 10.8 m(파향 SSW)가 계측되었으며 Hmax/H1/3= 1.27~2.04이었다. 또한 부산 송정해수욕장(St.B3)에서는 Hmax/H1/3= 1.31~1.59이었다.
(5) 태풍 내습 당시 기온과 수온의 변화 패턴은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해상 기온은 변동이 크고 수온은 대체적으로 완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태풍 통과 시점에서 부산 연안에서는 수온은 기온보다 약 1℃ 낮았다. 태풍 중심이 근접하면서 표층 냉각이 일어나고 일정 시간이후 표층 수온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표층 수온 냉각(Sea surface cooling)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태풍 내습전 대체적으로 풍향은 SE~NE 계열, 파향은 S 계열을 보인다. 하지만 태풍 통과 시점에서 부산 연안에서는 풍향은 급격히 SW~NW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풍향 변화는 태풍 통과 당시 파 에너지를 연안(육지부)에서 해상(먼바다) 방향으로 수송하는 외력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도출된 태풍 힌남노의 부산 연안 통과 시점에서의 기압, 수온과 기온, 해양파랑과 바람의 시공간적 발생 특성은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지역에서 발생한 호안 월파의 시간적 발생 특성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며 이에 대한 추가 및 연계 연구가 진행중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부경대학교 자율창의학술연구비(2022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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