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환경정책이 해양수질에 미치는 영향: ECA와 VSR 정책의 실증석 분석
초록
이 연구는 2020년 9월부터 시행된 배출규제해역(ECA)과 선박저속운항 프로그램(VSR)이 해양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2011년부터 2023년까지의 해양환경측정망 자료를 활용하여 울산항, 부산항, 인천항, 여수·광양항, 평택항 5개 주요 항만을 대상으로 고정 효과 패널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ECA와 VSR 정책 시행은 총질소(TN) 농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평균 145.311 μg/L 감소, p < 0.10), 이는 대기질 개선 정책이 해양 수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총인(TP) 농도에 대한 정책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선박 입출항 활동은 총인 농도와 유의미한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으나, 총 질소 농도와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대기질 정책에 따른 질소 감소가 해양 총 질소 농도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대기질 개선을 목적으로 한 해양 환경 정책이 해양 수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향후 대기와 해양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환경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현재 5개 항만에 시행중인 환경 정책의 확대 적용을 위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mpirically analyzes the impact of Emission Control Areas (ECA) and Vessel Speed Reduction (VSR) programs, implemented in September 2020, on marine water quality. Using marine monitoring data from 2011 to 2023, a fixed-effects panel analysis was conducted on five major ports: Ulsan, Busan, Incheon, Yeosu-Gwangyang, and Pyeongtaek. The results show that the implementation of ECA and VSR policies significantly reduced Total Nitrogen (TN) concentrations (average decrease of 145.311 μg/L, p < 0.10), indicating that air quality improvement policies can positively affect marine water quality. However, the policy effect on Total Phosphorus (TP) concentrations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Vessel traffic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with TP concentrations but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for TN.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reduction in nitrogen due to air quality policies also affected marine TN concentrations. This study empirically demonstrates that marine environmental policies aimed at improving air quality can also positively impact marine water quality. It highlights the need for future environmental policies that integrate air and marine considerations. The findings can serve as a basis for expanding the environmental policies currently implemented in the five major ports.
Keywords:
ECA, VSR, shipping transport, environmental policy, water quality, TP, TN키워드:
배출규제해역, 선박저속운항 프로그램, 해상 운송, 환경 정책, 수질, 총인, 총질소1. 서 론
전 세계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강력하고 빈번해진 홍수, 가뭄, 산불 등 여러 † 자연재해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는 이러한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발표하였다(IPCC[2023]). 해양 환경 역시 이러한 대응 정책의 주요 영역 중 하나로, 해운 부문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규제하여 기후와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해양은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열을 흡수하고 조정하여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Friedlingstein et al.[2022]). 해양이 인간 활동으로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약 1/4을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운의 대기 오염과 관련한 환경 정책이 해양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후 변화로 인한 바다의 조절 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양의 기후 변화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도, 해양 열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WMO[2023]). 육지와 달리 해양은 가장 비싸고 되돌리기 힘든 기후 변화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특수성에 더욱 경각심이 크다(Poloczanska et al.[2013]; Schmidtko et al.[2017]; Nicholls and Cazenave[2010]).
해양은 기후조절 기능과 더불어 인류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안 생태계는 기후조절과 식량 생산 등의 환경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물류와 교역을 통한 경제적 가치, 해양 문화와 관련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Martinez et al.[2007]; Barbier et al.[2011]). 특히 전 세계 무역의 90%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UNTAD[2023]) 글로벌 경제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수출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해양과 해상운송이 지니는 경제적, 생태적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해상 운송 부문의 주요 환경 영향은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에 기인한다. 이들 물질은 직접적인 온실 가스는 아니지만, 대기 중에서 다른 온실가스와 상호작용을 하여 온실가스 농도와 기후 변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들 물질이 대기 중에서 에어로졸로 변환되어 일시적인 냉각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해양 산성화와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등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제한하는 황산화물 규제를 도입하였다. 나아가 2023년 IMO의 MEPC 80차 회의에서는 2050년까지 해상 운송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함에 따라 해상 운송에서 환경 정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해상운송의 탈탄소화 기조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2050년까지 해상운송의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배출규제해역과 선박저속운항 프로그램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9월부터 「항만대기질법」에 따라 부산항, 인천항, 여수·광양항, 평택항, 울산항 5대 항만을 배출규제해역(Emission Control Area, ECA)로 지정하여 연료 황함유량을 0.1% 이하로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선박저속운항 프로그램을 통해 항만 진입 시 속도 저감을 유도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정책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황산화물과 같은 유해 물질을 저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해당 정책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의 유의미한 영향이 존재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해상운송의 환경정책이 해양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대기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이들 정책이 해양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검증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해양환경측정망 자료의 주요 해양 환경 인자 자료를 활용하여 장기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여 2020년 ECA와 VSR 도입 전후의 수질 변화 양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해양 수질의 주요 지표인 총인(TP)과 총질소(TN) 농도의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Kim et al.[2012]; Park et al.[2018]; Lee et al.[2019]). 구체적으로 총인과 총질소의 표층수 농도와 정책 도입과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서 해양 환경 정책이 해양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오염 특히, 해상 운송과 관련한 활동과 해양 환경 주요 인자들의 분포와 변동을 살펴보고, 2020년 ECA와 VSR 제도 도입 전, 후의 해양환경 변화 양상을 분석해 보고자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데이터수집
이 연구는 ECA와 VSR 시행 대상 항만인 인천항, 울산항, 여수·광양항, 평택항, 부산항 5개 주요 항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환경정책 대상 항만의 해양 환경 인자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이들 항만은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물동량의 74.64%를 처리하는 핵심 물류 거점이다(MOF[2023]). 이에 따라 높은 물동량으로 인한 선박 운항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특히 높게 나타난다(Kim et al.[2019]). 해상 운송으로 인한 연안 개발 및 선박 운항 등으로 인한 오염 물질 유입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해양 생태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등 환경 및 생태 측면에서 심각한 교란이야기되고 있어(Lotez et al.[2006]; Lee et al.[2015]; Kim et al.[2023]) 해운 부문의 친환경 정책이 생태계 위험을 완화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분석을 위해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측정망 운영 사업을 통해 수집된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자료를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5개 항만 내 15개 정점의 연안별 연평균 값 중 항만 부분에 해당하는 표층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의 경우는 조사 정점이 공간적 범위 내 여러 곳에 있어 해당 지역을 기준으로 평균하여 사용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종속변수는 해양 수질의 주요 지표인 총질소(TN)와 총인(TP)의 연평균 농도이다. 독립변수는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과 선박의 직접적인 운항 요인으로 구성하여 채택하였다. 환경요인으로는 수온, 염분, 수소이온 농도, 화학적 산소요구량, 용존 무기질소, 용존 무기인, 클로로필, 규산규소를 포함하였다. 선박 운항으로 인한 인간 활동의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해운통계요람(2022)의 선박 입출항 척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이번 실증 연구에서는 해운의 친환경 정책이 위험에 빠진 생태계의 상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그 정책적 효과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2.2 방법론
이 연구에서는 해운의 환경 정책이 해양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고정 효과 패널분석(Fixed Effects Panel Analysis)을 활용하였다. 분석을 위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년간 5개 주요 항만의 해양환경 관측소 자료를 통합하여 균형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패널 데이터는 여러 개체에 대해 그 현상이나 특성을 일련의 관측 시점별로 기록한 자료이다. 이 연구에서는 항만 정책의 공간적 대상인 5개 항만을 반복적으로 관찰한 항만 인근 관측소 자료를 하나의 데이터로 합쳐서 기본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패널데이터의 장점은 개체가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특성으로 인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할 수 있다(Min and Choi[2022]). 또한 개체들의 관찰되지 않는 이질성(unobserved heterogeneity) 요인을 모형에서 고려할 수 있다. 연구의 맥락에서는 항만의 지리적 위치, 구조 등 항만별로 고유한 특성을 감안한 분석이 가능하다.
고정 효과 모형을 선택한 주된 이유는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을 관측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정 효과 모형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누락 변수의 영향을 제거함으로써 이러한 편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Min and Choi[2022]). 이러한 이유로 Fixed effect 모델이 연구의 목적과 데이터 특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연구의 고정 효과 모형의 수식은 아래와 같다.
여기서, 종속변수인 Yit는 t 시점의 i 항만의 총질소(TN)와 총인(TP) 농도를 나타낸다. 이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인 환경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Policyit는 t 시점의 i 항만에 대해 ECA와 VSR 정책 시행 여부를 나타내는 더미 변수이다. 환경 정책 시행 전은 0으로 시행 후는 1로 설정한다. X'it는 통제 변수로서 t 시점의 i 항만의 수온, 염분, pH, COD, DIN, DIP, Si, CHL, 선박 입출항 등을 포함한다. ui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개별 항만의 고유한 특성을, εit는 오차항을 나타낸다.
이 모형을 통해 다른 요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환경 정책이 TN과 TP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 β1의 추정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수값을 가진다면, 이는 환경 정책이 해양 수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2.3 해양환경 정책
선박은 중유를 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운항 과정에서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 다량의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해상 무역의 활성화로 이러한 대기 오염 물질이 지속적으로 증가면서 연안 지역의 거주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Achakulwisut et al.[2019]). 이에 대해 국제해사기구(IMO)는 주요 배출 통제 구역(ECA)지정을, 발트해를 시작으로 북해, 미국과 캐나다 연안의 북미 지역, 미국 카리브해 지역로 점차 확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입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해상 운송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선박으로 인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전국의 대기오염 물질 중 선박에서 배출된 양은 SOx가 11.3%, NOx가 13.0%를 차지하고 있다(Samjong EIR[2019]). 주요 5대 항만이 위치한 시도에서는 선박 대기오염 물질 배출 비중은 전국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부산항이 위치한 부산의 경우, 2016년 기준 SOx의 70.9%, NOx 배출량의 38.8%, PM2.5 배출량의 38.7%가 선박에서 배출되었다(Samjong EIR[2019]). 또한 항만이 위치한 연안의 경우 준설이나 선박 운항 등의 영향으로 해양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한다(Lee et al.[2012]).
이러한 배경에서 국민 건강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에 대응하여 「미세먼지 특별법」 「, 수도권대기법」 등 육상 중심의 환경 정책은 해양수산부의「항만 지역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로 이어져 시행되었다. 연안의 심각한 대기 오염에 대응하여 해양수산부는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의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황산화물 배출규제 해역(ECA)과 저속 운항 해역(VSR)을 울산항, 부산항, 인천항, 여수·광양항, 평택항 다섯 군데 지정하였다. 황산화물 배출 규제 해역에서는 접안, 정박 시 황 함유량이 최대 0.1%의 황함유량을 가진 연료를 사용해야 하며, 저속 운항 해역(각 항구 특정 등대 기준 반경 20해리)에서는 컨테이너선과 자동차 운반선은 최대 12노트 이하, 기타 선종의 경우 10노트 이하의 속도로 운항해야 한다. VSR 프로그램에 참여 선박에는 항만시설 이용료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두 가지 해양 환경 정책은 항만 해역의 대기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시행되어, 저유황유, 스크러버 설치, 저속운항 등을 통해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전반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3. 결과 및 고찰
3.1 분석 결과
배출 규제 해역(ECA)과 선박 저속 운항 프로그램(VSR)의 정책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해양 수질, 특히 총질소(TN) 농도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양 환경 정책이 해양 생태계 보호와 수질 개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ECA와 VSR 정책의 시행은 총질소 농도를 평균 145.311 μg/L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10%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이러한 결과는 해양 환경 정책의 시행이 표층수의 총질소 농도 감소에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질소는 해양 생태계의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질소는 적조 현상이나 산소 부족 등 다양한 해양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적 개입을 통한 질소 농도의 감소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성 개선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반면, 총인(TP) 농도에 대해서는 해양 정책 시행의 직접적인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현행 정책이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저감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선박 입출항 척수로 나타나는 선박 활동(ln_vessel)이 총인 농도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로 나타났다. 이는 해운 활동의 증가가 총인 농도 증가와 연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해상 활동이 증가하면 오염물질 배출은 양의 상관관계로 증가한다. 선박 활동의 증가는 대기 중 오염물질 배출을 유발하여, 이에 따라 항만과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비산 먼지나 강우 등을 통해 해양으로 유입될 수 있다. 선박 활동 증가에 따라 항만 지역의 물동량과 물류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항만에서 발생하는 육상 및 항만 기원의 오염원이 해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해상 활동의 증가가 해양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여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총질소 농도는 동일한 해상운송에 대해 선박 활동(ln_vessel)과 음의 관계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같은 선박 운항 활동에도 총인과 총질소의 다른 결과는 해양 정책이 오염물질 배출 억제에 실질적인 효과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환경 정책이 선박 활동으로 인한 질소 오염을 저감하는데 상관관계가 있음을 도출할 수 있다. 즉, ECA와 VSR 정책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저감이 대기 중 질소산화물의 농도를 줄여 해양으로 유입되는 질소 농도를 낮추는데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실은 대기를 통해 해양으로 유입되는 인위적인 질소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부합한다(Duce et al.[2008]; Doney et al.[2012]; Jickells et al. [2017]).
총질소와 총인 농도 사이의 상호 양의 관계(TN 모델에서 TP 계수: 8.669, TP 모델에서 TN 계수: 0.017, 모두 p < 0.10)는 이 두 요소가 해양 환경에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 요소의 관리가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통합적인 관리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실측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Fig. 2는 2020년 항만대기질법에 의해 설치된 4개 항만 대기질 측정소의 이산화질소(NO2)의 농도 변화를 보여준다. 항만 대기질 측정 결과는 이산화질소 농도의 감소 추세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선박의 운항을 통한 인위적인 질소의 감소가 해양의 총질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즉, 대기질 감소 환경 정책이 해양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음을 뒷받침한다.
3.2 정책적 시사점
이 연구는 해양 측정망 자료를 활용하여 ECA와 VSR 정책이 해양 환경, 특히 질소 관련 오염 저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ECA와 VSR과 같은 해양 환경 정책의 효과성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ECA와 VSR 정책이 총질소(TN) 농도 감소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은 이러한 정책적 개입이 해양 수질 개선, 특히 질소오염 감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석 결과는 현행 정책의 효과성을 입증하며 해운의 환경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더 나아가 현재 대상 5개 항만에 국한되어 있는 정책의 적용 범위를 확대, 시행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항만이나 해역으로 ECA와 VSR 정책을 확대 적용함으로써 더 광범위한 해역에서 수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연구의 결과에서 환경 정책의 효과가 단일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상호 연결된 생태계 전반에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지구적 환경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질의 개선은 해양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해운 부문의 대기질 개선을 목표로 한 ECA와 VSR 정책이 해양 수질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와 해양 환경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한 영역의 환경 개선이 다른 영역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해양 생태계 보전 활동은 다양한 부문의 환경 정책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경정책이 주는 가치를 단순히 시행 목적을 넘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기질 개선 정책이 해양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통합적 환경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향후 환경정책 수립 시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또한 해운 활동과 해양 수질 사이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더욱 세심한 환경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해양수질과 관련한 지표는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각각의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개선이 되지 않는 오염 물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해운 활동과 해양 수질 사이의 관계를 세밀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경 정책의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의 지속적인 개선과 최적화가 가능할 것이다.
4. 결 론
이번 연구는 배출 규제 해역(ECA)과 선박 저속 운항(VSR) 프로그램이 해양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두 가지 정책은 총질소(TN) 농도 감소에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내었으나, 총인(TP) 농도에 대한 정책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현재의 해양 환경 정책이 질소 관련 오염 저감에는 효과가 있지만, 인 농도 감소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함의를 제시한다.
먼저, 이 연구는 해양 환경 정책의 효과성을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향후 정책 수립 및 개선을 위한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는 대기 환경 정책이 해양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구 환경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점이다. 대기와 해양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대기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궁극적으로 해양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환경 정책 수립 시 대기와 해양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연구 결과는 해양의 기후 변화 대응이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해양은 한번 변화가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다. 또한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변화 등은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 연구의 결과는 선제적 해양 환경 정책이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연구의 결과는 해양 환경 관리에서 복잡성과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총질소와 총인에 대한 정책 효과의 차이, 그리고 영양 염류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단순한 정책적 접근으로는 해양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생태계 기반의 통합적 해양 관리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는 해양 환경 정책의 효과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대기와 해양의 연결성, 해양 환경의 복잡성, 그리고 해양 변화의 비가역성을 고려할 때, 보다 통합적이고 선제적인 환경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해양 오염 물질을 줄이는 것을 넘어, 전 지구적 관점에서 대기와 해양 상호 작용을 고려한 정책 수립, 다양한 오염 물질 간의 상호 작용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개발, 그리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정책 최적화를 포함한다. 이러한 접근은 궁극적으로 해양 생태계의 악화한 상태를 개선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해양의 회복력을 증진할 것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해양 환경 관리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먼저, 2020년 이후 정책 시행 데이터가 비교적 짧아 장기적인 정책 효과를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책이 시행된 초기 단계에서 얻은 결과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지속적인 영향을 포착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추가되는 데이터를 통해 장기적인 추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총 질소 농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대기질 변화 외에도 다수 존재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해양 생물다양성 지표나 기타 환경적 요인들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의 실증적 결과는 해양 환경 정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향후 더욱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데 중요한 학술적, 정책적 의의를 지닌다.
References
- Fannelop, T.K., 1994, Fluid Mechanics for Industrial Safety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Elsevier, NY, 55-66.
- Lee, C.M. and Kang, K.H., 1997, “Analysis of containment capability of oil fence in currents and waves”, J. Korean Soc. Mar. Environ. Energy, Vol.1, No.1, 77-84.
- Achakulwisut, P., Brauer, M., Hystad, P. and Anenberg, S.C., 2019, Global, national, and urban burdens of paediatric asthma incidence attributable to ambient NO2 pollution: estimates from global datasets, Lancet Planet. Health, 3(4), e166-e178. [https://doi.org/10.1016/S2542-5196(19)30046-4]
- Antonio Guterres, UN Headquarters, https://news.un.org/en/story/2023/07/1139162, , 2023 (accessed 2024.08.20).
- Barbier, E.B., Hacker, S.D., Kennedy, C., Koch, E.W., Stier, A.C. and Silliman, B.R., 2011, The value of estuarine and coastal ecosystem services, Ecol. Monogr., 81(2), 169-193. [https://doi.org/10.1890/10-1510.1]
- Doney, S.C., Ruckelshaus, M., Emmett Duffy, J., Barry, J.P., Chan, F., English, C.A. and Talley, L.D., 2012, Climate change impacts on marine ecosystems, Annu. Rev. Mar. Sci., 4, 11-37. [https://doi.org/10.1146/annurev-marine-041911-111611]
- Duce, R.A., LaRoche, J., Altieri, K., Arrigo, K. R., Baker, A. R., Capone, D. G. and Zamora, L., 2008, Impacts of atmospheric anthropogenic nitrogen on the open ocean, Science, 320(5878), 893-897. [https://doi.org/10.1126/science.1150369]
- Friedlingstein, P., O'sullivan, M., Jones, M.W., Andrew, R.M., Gregor, L., Hauck, J. and Zheng, B., 2022, Global Carbon Budget 2022, Earth Syst. Sci. Data, 14(11), 4811-4900.
- IPCC, Climate Change 2023: Synthesis Report.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s I, II and II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 Jickells, T.D., et al., 2017, A reevaluation of the magnitude and impacts of anthropogenic atmospheric nitrogen inputs on the ocean, Global Biogeochem. Cycles, 31(2), 289-305. [https://doi.org/10.1002/2016GB005586]
- Kim, H.S., Lee, C.J., Lee, J.H., Kim, T.W., Lee, I.O. and Kim, J.S., 2023, Changes in Coastal Environment and Effects on Marine Ecosystem due to COVID-19 Pandemic, J. Korean Soc. Mar. Environ. Energy, 26(1), 125-132. [https://doi.org/10.7846/JKOSMEE.2023.26.1.125]
- Kim, Y.S., Lee, S.C. and Park, J.H., 2019, A Study on the Estimation of Air Pollutant Emissions from Ships: Focused on Gwangyang Port and Ulsan Port, J. Korean Soc. Atmos. Environ., 35(3), 357-369.
- Kim, Y.S., Lee, Y.H. and Choi, H.G., 2012, Water Quality Assessment of Coastal Waters in the East Sea, J. Korean Soc. Mar. Environ. Saf., 18(1), 15-24. [https://doi.org/10.7837/kosomes.2012.18.1.015]
- Korea Maritime Institute, 2023, Shipping Statistics Handbook, Korea Maritime Institute, Busan.
- Lee, K.S., 2015, A Review on the Biological Effects of Suspended Solids on Shellfish, Fish and Seaweed, J. Korean Soc. Mar. Environ. Saf., 21(1), 109-118. [https://doi.org/10.7837/kosomes.2015.21.1.109]
- Lee, S.H., Jang, S.C. and Yoon, H.S., 2022, A Study on the Spatial Distribution Characteristics of Transparency and Suspended Solids in Busan Coastal Seawater, J. Korean Soc. Mar. Environ. Energy, 25(4), 171-182. [https://doi.org/10.7846/JKOSMEE.2022.25.4.171]
- Lee, J.Y., Choi, M.S. and Song, Y.H., 2019, Changes in Nutrients, Organic Matter, and Trace Metals in Cheonsu Bay Seawater Following a Large Freshwater Discharge in Summer, Ocean Sci. J., 24(4), 519-534.
- Martínez, M.L., Intralawan, A., Vázquez, G., Pérez-Maqueo, O., Sutton, P. and Landgrave, R., 2007, The coasts of our world: Ecological, economic and social importance, Ecol. Econ., 63(2-3), 254-272. [https://doi.org/10.1016/j.ecolecon.2006.10.022]
- Min, I.S. and Choi, P.S., 2012, STATA Panel Data Analysis, Jiphil Media, Paju.
-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Marine and Fisheries Statistics System, https://www.mof.go.kr/statPortal/mobile/common-StatViewTop.do, , 2023 (accessed 2023.08.30).
- Nicholls, R.J. and Cazenave, A., 2010, Sea-level rise and its impact on coastal zones, Science, 328(5985), 1517-1520. [https://doi.org/10.1126/science.1185782]
- Park, M.O., Lee, Y.W., Park, J.G., Kim, S.G., Kim, S.S. and Lee, S.M., 2018, Changes in Marine Environment of Masan Bay by the Introduction of Total Pollution Load Management System, J. Korean Soc. Mar. Environ. Energy, 21(2), 139-148. [https://doi.org/10.7846/JKOSMEE.2018.21.2.139]
- Poloczanska, E.S., et al., 2013, Global imprint of climate change on marine life, Nat. Clim. Change, 3(10), 919-925. [https://doi.org/10.1038/nclimate1958]
- Schmidtko, S., Stramma, L. and Visbeck, M., 2017, Decline in global oceanic oxygen content during the past five decades, Nature, 542(7641), 335-339. [https://doi.org/10.1038/nature21399]
- Samjong KPMG Economic Research Institute, 2019, IMO 2020 Sulfur Oxide Environmental Regulation, Turning Regulatory Challenges into Opportunities, KPMG Issue Monitor, 111.
-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3, https://unctad.org/system/files/official-document/rmt2023_en.pdf, .
-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2,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1359, .